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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of the Lonely Mountain by Howard Shore on Grooveshark

 

아마도 호빗이 처음 개봉을 한다고 했을 때의 느낌은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가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의 느낌과 사뭇 달랐을 겁니다.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가 개봉하다고 했을 당시의 느낌은 '아니? 저 지루한 내용을 영화로 만들겠다니? 누가? 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죠. 하지만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초 대박 히트작이 되고 피터 잭슨의 연출력으로 그 지루한 내용을 그리고 흥미롭게 장엄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사실 '호빗'의 영화화는 꽤 기대가 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불안감은 조금이나마 남아있었던 것이 '호빗'의 경우는 '반지의 제왕'과 같은 초 울트라 스펙터클한 전쟁 같은 것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에도 순수하게 피터 잭슨의 연출에만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고 그 기대는 역시 실망이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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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이란 책은 읽은 일반 관객이 얼마나 될려나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읽고 안 읽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어느 정도 책의 내용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여러 부분에서 변경 사항이 등장하긴 합니다만 큰 줄거리 상에서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닙니다.) 그건 반지의 제왕에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각색하시는 분의 능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책에서 필요한 부분도 필요치 않은 부분, 그리고 영화 속에서 그려질 만한 부분도 그렇지 않을 만한 부분을 상당히 잘 추스려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렇게 전체적인 스토리의 각색이 끝났다고 해도 솔직히 이걸 스크린에서 지루하지 않게 보여주기 위한 결정체는 감독의 역량이라고 생각하는데 피터 잭슨 감독은 판타지 전문 감독이 될 생각인지 이번에도 엄청난 연출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일단 중요한 것은 정말 1번만 읽어봐도 지루함을 느끼는 그 책의 내용을 (아무리 각색을 했다고 하더라도) 정말로 흥미롭고 박진감 넘치게 그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 다른 반응들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반지원정대와 비슷한 성격을 지녔다면 충분히 '지루하다'라는 반응이 나왔을 것 같은데 제 기준에서는 이번 작품은 '지루함'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성격의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충분한 이야기와 충분한 액션을 골고루 들려주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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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기대를 했던 부분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최초 HFR 3D (HIGH FRAME RATE 3D)라는 기술을 적용하여 평소 우리가 보던 영화의 프레임에 2배 즉, 48프레임으로 영화를 보여주는 기술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했죠. 물론 게임을 취미로 가지고 있는지라 60프레임의 CG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어쩌면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기 한더군요..

 

결과적으로 HFR 3D는 꽤 신선한 느낌이긴 했습니다. 상당히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고 또 그것을 대단히 효과적인 3D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HFR 3D에 대한 느낌은 그 정도가 전부입니다. 이것이 영화의 미래 기술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일단 가끔씩 2배속으로 돌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점도 있었고 가장 큰 문제는 CG가 CG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보여주었던 CG는 지금 봐도 꽤 사실적입니다. 이질감이 없죠. 하지만 호빗의 CG는 HFR이란 기술이 들어가면서 완전히 CG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마치 한 편의 게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죠. HFR이 아닌 일반 디지털로 영화를 봐야만 그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겠습니다만 일단 HFR3D에서의 CG는 완전히 꽝입니다. 특히 그 CG들이 '실사'처럼 보이기 위한 의도를 지녔다면 더더욱 꽝이 되겠죠.

 

이 부분은 어쩌면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건 오로지 관객들이 선택할 문제일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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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단점을 지녔음에도 이번 '호빗-뜻밖의 여정'은 상당히 잘 만든 판타지입니다. 근래 들어 보았던 판타지 영화라고는 트와일라잇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역시 비교 대상이 아니라서 여기서 언급하기도 좀 그렇습니다. (팬들에게는 죄송합니다만...) 그 만큼 영화는 잘 만들어졌다는 것이죠.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일단 칼부림이 좀 더 과감해졌습니다. 칼등으로 쳐도 죽더라....라는 식의 칼부림을 보여주었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비해 베고 찌르고 잘리는 표현을 꽤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액션 자체의 시퀀스가 꽤 다양해졌습니다. 중간 중간 보여주는 합이 긴 액션 시퀀스는 마치 인디아나 존스와 틴틴의 모험에서 보여주었던 그런 장면들을 생각나게 하지만 액션의 다양성이나 분량을 생각해 본다면 호빗에서의 액션 시퀀스는 상당합니다. 굵직한 장면을 꽤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글쎄요. 제 기준입니다만 이 정도면 충분히 매력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액션은 손색이 없습니다. 반응이 크게 좋은 것 같지는 않던데 그건 좀 더 두고봐야 할 부분일 것 같구요. 하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판타지의 고전과도 같은 호빗의 지루함을 이렇게 멋있게 만들어 준 피터 잭슨 감독이 고맙다는 것입니다. 약 300페이지가 좀 넘는 분량의 이야기를 3편의 영화로 어떻게 만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참고로 반지의 제왕은 1600페이지가 넘죠.) 앞으로도 충분히 기대를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역시 골룸은 실망을 시키지 않아요....

 

덧2. 반지의 제왕 시대와 겹치는 몇몇 장면은 옛날 반지의 제왕을 떠오르게 하더군요.

 

덧3. 근데 어찌 배우들은 그리도 안 늙어보이던지...

 

덧4. 샤이어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bgm 또한 향수에 젖게 만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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