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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Day More by Les Misérables on Grooveshark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장발장'의 이야기가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는 좀 의외였습니다. '아니 그걸 영화로 만들만한 부분이 있을까? 그것도 뮤지컬로?' 뭐 이런 생각이 들었죠. 아마도 제가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기대를 한 이유는 순전히 '킹스 스피치'를 너무나도 재밌게 보았기 때문입니다.

 

킹스 스피치는 제 기준에서는 상당히 잘 짜여진 드라마로서 배우들의 연기, 연출, 캐릭터 등의 요소가 상당히 잘 조합된 영화였죠. 물론 실화가 바탕이었기에 좀 더 재밌게 보았을지 모르지만 실화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그 재미는 여전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치는 이번 작품에서 다행이 전혀 실망을 시키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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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레 미제라블이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4대 뮤지컬 중 제가 유일한 본 '캣츠'는 뭐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고 '미스 사이공'이나 '오페라의 유령'도 워낙에 잘 알려진 작품들인데 이상하게 '레 미제라블'은 다른 세 작품에 비해서 많이 들어본 적도 없고 소식을 들은 적도 없었죠.

 

이번 작품은 그런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인데 뮤지컬을 보지 않은 저로서는 이야기가 원작 뮤지컬과 동일하게 진행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뮤지컬과 비슷한 런닝타임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이야기의 기본 줄거리는 비슷하거나 동일하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런닝타임은 2시간 30여분이 넘어가는데 꽤 깁니다. 작품의 재미를 떠나서 '길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만큼 길어요.

 

하지만 그 만큼 재미도 비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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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는 크게 3부분 정도로 나뉘어집니다. 첫 번째 파트는 장발장이 빵을 훔친 후 수감 생활을 한지 19년째에 가석방을 받으면서 시작하여 교회 은식기를 훔친 후 스스로를 반성하며 새로운 인물이 되겠다고 결심하는 부분까지죠.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분은 아닙니다. 모든 이야기의 발단이 될 만한 초석을 깔아주고 있으면서 개인의 성찰과 반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롱테이크로 들려주는 휴 잭맨의 노래는 가히 압도적입니다.

 

 

리고 두 번째 파트는 시장이자 사장의 생활을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서 가장 큰 변화라면 '양자'를 들임으로써 또 다시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다는 것이죠. 파트 1에서 자기 성찰과 반성으로 남을 돕고 사는 장발장이 또 다시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자신이 사장으로 있던 회사의 여직원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자 그녀의 딸을 양자로 받아들입니다.

 

어쩌면 장발장은 자신의 부주의로 죽음 맞은 판틴의 자녀 코제트를 양자로 듦임으로서 자기 반성과 성찰 그리고 그간 지어왔던 모든 죄를 해소하고자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또 다시 도망을 가게 되는 신세가 되는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말이죠.

 

 

번째 파트에서는 프랑스 시민 혁명의 혁명군이라는 조직이 등장함으로써 좀 더 이야기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죽 이어져 오던 불평등과 희생 그리고 탄압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에서 터트리기 위한 도화선을 파트가 시작될 때부터 준비를 합니다. 여기서 코제트는 혁명군의 수뇌부(?) 중 한 명과 사랑에 빠지죠. 하지만 사실 그 둘의 사랑 이야기가 영화의 중점적인 이야기로 흡수되지는 않습니다. 가장 중점적인 부분은 역시 '프랑스 시민 혁명군'과 '자베르'와의 대립을 여전히 이어오고 있던 인간관계가 주를 이루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멜로가 따로 놀지는 않습니다. 마리우스를 구하기 위해 결국 자베르와 다시금 조우를 하게 되는 장면 등을 생각해 본다면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멜로는 메인 이야기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 마지막 파트에서는 이 영화가 지닌 모든 의미를 한 번에 모두 터트려 줍니다. '용서' '갈등' '탄압' '희생' '혁명' '불평등'....이런 많은 의미적 요소들이 영화 속 그것도 마지막 파트라고 생각되는 부분에서 모두 등장함에도 영화는 전혀 난잡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감독은 농도 짙은 압축으로 짧고 굵으며 깔끔하게 모든 것을 해결해 주고 있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등학교 때 읽은 이후로 책조차 본 적이 없으니 당연히 내용이 기억날리가 없겠으니 새롭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할 것 같습니다. 원래 장발장이란 내용이 이렇게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그 당시 사회를 반영하고 있었는지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만 영화 속에서 '눈에 띄는' 요소들만 보더라도 정말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리뷰 글에서 '26년'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는지도 모르죠.

 

 

렇다고 단점이 없을 수가 없을 듯 한데 가장 눈에 띄는 단점이라면 역시 '시간의 흐름'입니다. 장발장이 수도원에서 은식기를 훔치고 나서 바로 8년의 시간이 흘러 갑자기 시장과 사장을 겸임하게 되는데 사실 도통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더군요. 게다가 코제트를 데리고 도주 후 다시 7년인가 8년의 세월이 흐릅니다. 그 동안 자베르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물론 따지고 들면 한도 끝도 없겠습니다만 가장 크게 와닿는 부분이 바로 나열된 부분들입니다. 1 -> 2 -> 3 -> 4 의 순으로 가야 되는데 1 -> 4로 가버린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어느 정도의 설명은 있어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충분히 설명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너무 뮤지컬 원작을 따라가려고 한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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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보자면 이번 작품은 기존 뮤지컬 영화와 달리 오로지 현장 라이브로 모든 노래를 녹음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잘 차이를 잘 모르겠더군요. 가장 최근에 본 뮤지컬 영화가 07년 작품인 '드림걸즈'이니 사실 비교할 대상이 없다시피 합니다만 현장감을 주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니 어쩌면 후시 녹음 했다면 결과물이 사뭇 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모든 배우들이 (심지어 아역들까지도!) 대단한 노래 실력을 뽑냈다는 것이죠. 주연 배우들은 물론 조연들까지도 모두 상위 클래스 속할 만큼 대단히 좋은 노래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압권은 휴 잭맨이겠죠. 원래도 뮤지컬 배우였으니 뮤지컬 영화에서 아마 모든 기량을 펼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확실히 그러했습니다.

 

그 외 앤 해서웨이도 생각 외의 실력을 보여주었고 러셀 크로우도 괜찮았습니다. 조금 애매했다고 느껴지는 배우가 아만다 사이프리드였는데 사실 다른 배우들이 워낙에 몰입도 높은 노래를 들려주어서 그렇지 나쁘지는 않았다는 느낌입니다. 사족이긴 합니다만 코제트의 아역을 맡은 '이자벨 알렌'이란 아역 배우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상당히 닮았더군요. (조금 더 예뻤던...)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이번 작품이 무려 데뷔작인데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에서 노래롤 실망할 일은 절대로 없으니 안심하셔도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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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재밌습니다. 그리고 보여주고자 하는 것, 들려주고자 하는 것이 많은 영화입니다. 아마 보고 나면 왜 몇몇 리뷰 글에서 필히 관람을 하라고 했는지 그 의미를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참 여러모로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무엇이 닮았는지는 직접 관람을 통해...) 아마 올해 관람하는 마지막 실사 영화가 될 것 같은데 (다음 주는 '주먹왕 랄프')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15세이상 관람가 등급이라서 부모 동반하에 아이들이 들어올 수도 있겠습니다만 재미면이나 내용면을 생각해 본다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다른 영화를 보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덧2. 정말로 사운드가 좋은 극장을 일부러 찾아가서 볼 만 영화였습니다.

 

덧3. 앤 해서웨이는 참 여러모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노출이나 삭발 등에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의미로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노래로만 본다면 TOP입니다.

 

덧4. 리뷰를 적고 보니 많은 분들이 자베르의 러셀 크로우가 제일 불만이라고들 하시는데 사실 원작을 안 보면 잘 모르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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