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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Can I See You Again? by Owl City on Grooveshark

 

보려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전혀 기회가 나지 않다가 거의 끝물이 되어서야 보게 된 '주먹왕 랄프'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무려 3년 전에 개봉한(2010년) 라푼젤이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의 (제가 본 작품 중에서) 최근작이었는데 오랜만에 내놓은 '주먹왕 랄프'는 생각 외로 반응이 좋아서 필히 관람을 하고자 했었죠.

 

단지 아쉬운 것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개봉관 수도 적은 데다가 아무래도 관람객의 중심을 아이들로 맞추다 보니 자막판이 별로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더빙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더빙판에서는 주인공 랄프를 정준하씨가 맡아서 연기를 해 주었죠. 더빙에 대한 부분은 아래에 다시 적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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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Wreck it Ralph'라는 고전 게임의 악당인 '랄프'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악당 캐릭터'로서 회의감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죠. 재밌는 것은 우리가 미드에서 흔히 보아왔던 '고민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 같은 장면을 넣어 쿠퍼라든지 베가라든지 장기예프 등 고전 게임의 악당 캐릭터들을 대다수 포진시켜 그들의 이야기도 들려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조차 대다수의 악당 캐릭터들은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면서 살고자 하죠. 자신의 처지를 바꾸고자 하는 캐릭터는 '랄프'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터지죠. 'Wreck it Ralph' 게임 속 캐릭터들이 그에게 메달을 따오면 같이 살게 해 주겠다고 하고 그는 메달을 따기 위해 '히어로즈 듀티'라는 게임 속으로 들어가서 어거지로 메달을 거머쥡니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곧 '슈가 러쉬'라는 게임 속으로 가게 되고 영화는 이 곳에서 랄프가 다시 메달을 차지하기 위한 과정을 보여주는데 주력하죠.

 

이야기만 보면 영화는 상당히 심플합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분명히 와닿습니다. 그런 간단 명료한 이야기와 대단한 비쥬얼과 개성 강한 캐릭터를 화려한 연출로 극대화시켜 영화의 재미를 살리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아직까지도) 실사에서 보여주는 그 이상의 연출을 보여준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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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영화에서 대단한 점은 주요 배경으로 나오는 3가지 게임인 '주먹왕 랄프'와 '히어로즈 듀티' 그리고 '슈가 레이서'라는 게임의 비쥬얼을 정말로 게임처럼 보이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것이죠. 가령 고전 게임인 '랄프'같은 경우는 영화 속 캐릭터들도 8비트처럼 움직이고 건물이나 배경이 도트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히어로즈 듀티 같은 경우는 병사들의 전투복이라든지 적들의 생김새, 질감 등을 잘 살리고 있죠. 슈가 레이서의 경우는 스피드 레이서 뺨 치는 레이싱 장면을 대거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정말 영화는 난잡하게 보일 것 같은데 영화는 각 파트를 확실히 그리고 깔끔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다른 게임 속 캐릭터들이 한 곳에서 치고 박고 다 부숴도 전혀 난잡하지 않게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그 와중에도 각 게임의 특성을 고대로 살리고 있죠. 그리고 흔히 이렇게 주인공이 악당이 되는 경우 반대가 되는 착한 캐릭터는 비중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악당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부분도 없습니다. 'Wreck it Ralph'에서 주인공을 맡고 있는 펠릭스라는 캐릭터를 끝까지 잘 살려주고 있죠. 실제 게임의 주인공이 조연이 되어 악당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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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꼭 영화 속 게임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 속 캐릭터들이 전선 코드를 타고 다른 게임 속으로 들어가는 설정이나 멀티탭이 주요 정거장이 되는 부분 그리고 역 입구가 전기 콘센트로 되어 있다거나 실제 세상에서 '수리 중'이라는 표지를 화면에 붙여놓으면 게임 속에서는 마치 경고등과 같은 붉은 배경이 되는 설정은 참신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부분입니다.

 

물론 스트리트 파이터나 소닉이나 팩맨 등과 같이 고전(?) 게임 속 캐릭터들을 간간히 보여주는 것은 부가적인 재미를 주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구요. 하지만 이 부분에서 아쉬운 것은 주 관람객이 초증학생이거나 많아야 중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그 캐릭터들 중에서 얼마나 파악할지 궁금하더군요. 물론 굳이 그 캐릭터들을 파악해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 속 하나의 재미인 점을 생각하면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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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정말 생각지도 못 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수작이었습니다. 전체적인 구성에서 보면 (본편 시작 전 단편 애니메이션(페이퍼 맨)을 보여주는 것이나 전체적인 영화의 스토리, 구성 등) 마치 이건 픽사 스타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지만 최근 본 픽사 작품인 메리다와 마법의 숲 같은 경우는 오히려 디즈니의 느낌이 물씬 풍겼었죠. 물론 이젠 두 회사는 하나라고 봐도 무방하겠지만 점점 서로의 스타일을 받아들이면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향은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러한 작품을 많이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 얘기를 좀 더 곁들이자면 영화의 배경이나 스타일이 3D로 보면 상당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3D는 없고 4D만 있더군요. 관객 반응도 3D보다는 4D가 좋긴 하지만 4D가 워낙에 비싸니까요. 3D로 한 번 보고 싶은데 영 찾기가 쉽지 않네요

 

게다가 상영관 하나에서 상영을 하다 보니 자막보다는 더빙을 선택한 것 같은데 참 아쉽습니다. 더빙을 봤을 때는 여러가지 실제 의미가 궁금해지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렇다고 더빙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주인공 랄프의 경우는 정준하씨가 더빙을 맡았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워낙 재밌어서 정준하씨가 연기를 맡았다는 걸 영화 보고 나서야 알았거든요. 나머지 성우분(아닐지도 모르지만)들도 캐릭터의 개성을 정말 잘 살리고 있습니다.

 

극장에서 보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 할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정말 게임 속 캐릭터가 귀엽다고 생각되는 캐릭터는 오랜만이었습니다. 뭣(?) 같은 성격을 커버하는 귀여움이라니요...

 

 

 

덧2. 본편 시작 전 보여주는 디즈니의 단편 '페이퍼 맨'은 디즈니의 캐릭터와 픽사의 감성(?)이 제대로 결합 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덧3. 정말로 오랜만에 애니메이션 OST를 음반으로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음악들이 BGM으로 나오더군요...

 

덧4. 영화 속 등장 게임이었던 'Wreck it Ralph'와 '히어로즈 듀티' '슈가 러쉬'를 즐길 수 있는 주먹왕 랄프 홈페이지.(쓸데없는 고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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