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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ud Atlas End Title by Tom Tykwer, Johnny Klimek & Reinhold Heil on Grooveshark

 

매트릭스의 대충격 이후 위쇼스킨 남매(이젠 남매라고 써야겠죠.)의 차기작이 무척이나 궁금했었지만 '스피드 레이서'는 참 그 뭐랄까요. 묘하게 유치하게 묘하게 어설픈 연출 때문에 많은 실망을 했었죠. 흥행도 그다지 크게 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후 정지훈 주연의 '닌자 어쌔신' 제작을 맡기도 했지만 이 작품도 그닥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 했죠.

 

그리고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공개되었을 때는 이미 기대를 많이 하지 않게 되는 그런 시점에 이르렀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매트릭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재미를 주는 영화를 만들었었더라면 그래도 기대를 좀 했을 텐데 너무나도 반응을 극과 극으로 나누는 영화들을 만들었었죠. 하지만 사실 그런 반응을 하기에는 매트릭스 이후 그들이 연출한 영화가 너무 적다는 생각도 듭니다. 달랑 1편이니까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더니 실망도 적은 그런 케이스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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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일단 원작이 있고 이야기의 전개는 (배경으로 따지면) 총 7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전개가 됩니다. 모든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이 되고 있으며 모든 이야기는 시점상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가지고 있죠. 사실 이 영화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꽤나 많습니다. 환생, 사랑, 희생, 혁명, 반항 등등 각 에피소드들에서는 각각의 시대적 상황에 맞는 그 나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죠.

 

하지만 어쩌면 각 시대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장치는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에서 좀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부분은 역시 환생과 윤희라는 부분이죠. 과거의 인물이 다음 세대에 어떤 인물이 되고 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는 어떤 인물로서 보여주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영화 속에서는 직접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습니다만 하나의 '장치'를 통해서 과거에 있었던 인물임을 관객들이 눈치채게 만들어주죠. 물론 '장치'라고 할 것까지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부분이었기에 조금 더 꼬아놓았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여섯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그러한 장치까지 복잡해지면 관객들이 더 외면할 것은 뻔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 정도가 딱 맞다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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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개봉 전 미국 내 반응도 썩 좋지 않았고 이전 작품도 그다지 재밌게 보지 않아서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영화는 의외로 괜찮습니다. 여섯 개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물론 처음에는 누가 누구인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인지 잘 모릅니다만 기-승-전-결이란 과정에서 '기'와 '전' 단계 사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쯤(도대체 거기가 어디?) 되면 대체로 파악이 가능해 집니다.

 

그리고 이 시점부터는 과거의 인물과 현재의 인물과 미래의 인물을 비교해가는 재미를 느끼게 되고 과거의 악인이 현재에는 어떻게 살아가는 미래에는 어떻게 되는지를 열심히 찾게 되죠. 그리고 바로 이런 부분이 이 영화의 재미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부분 중에 하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죠. 사실 영화를 보면서 캐릭터의 변화를 찾아내지 못 한다면 영화의 재미가 떨어질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왜냐면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윤회'라는 마치 불교 교리와 같은 사상을 영화 전반에 깔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영화가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재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하나의 '드라마'로서 각 이야기를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죠. 시대적 상황이 반영되고 부조리한 현실에 반항하는 이야기들은 마치 레 미제라블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어쨌든 각 에피소드들은 '하나의 이야기'로서도 꽤 괜찮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이야기들이 워낙에 다양한 장르로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루함을 느낄 만한 분은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양이 많아질 것 같아서 줄여놓으니 보실 분만 보시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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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전문가 평이나 다른 관객들의 리뷰글을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사실 리뷰글도 별로 없더군요.) 토요일 저녁 타임 시간에 그렇게 많은 관객을 보기도 오랜만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나설 때 그다지 실망한 기색이 없다는 것이었죠. 배두나와 매트릭스 감독의 힘이었을까요?

 

물론 상영시간의 압박으로 중간중간 핸드폰을 보시는 분들이 계시기는 했습니다만 꽉 찬 관객에 비해 그런 분들이 5분 정도도 안 되었던 것을 보면 (물론 어림짐작입니다....;;;) 3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의 가진 영화를 위쇼스키 남매는 나름 영화를 잘 짰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반지의 제왕 1편보다도 길지 않게 느껴졌으니 그 정도면 상당한 선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글쎄요. 기대가 낮아서 재밌게 봤을 수도 있지만 위쇼스킨 남매는 역시 일단 '이야기'가 있어야 영화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트릭스 시리즈만 봐도 1편의 이야기보다 2,3편의 이야기가 딸리면서 영화의 완성도가 전체적으로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피드 레이서에서는 거의 이야기가 없었죠. 비쥬얼에 너무 치우치다 보니 (저한테는) 망작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작품에서 좋은 이야기와 좋은 비쥬얼을 가진 영화를 만들어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미국 내에서는 꽤나 하향세를 타고 있기는 하지만 저는 오히려 앞으로 이런 작품들 위주로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단지 분량은 좀 신경을 썼으면 좋겠지만 말입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배우들의 분장을 시대별로 찾기란 정말 어렵더군요. 저도 마지막에 분장쇼를 보고서야 몇몇 개는 알아챘습니다.

 

덧2. 배두나는 완벽한 주연입니다. 그리고 괜찮은 연기와 영어 발음을 보여주죠. 다만 동양인의 서양화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덧3. 한글과 한국어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 영화를 처음으로 본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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