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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챙겨보다가 내리기 직전에 어찌어찌 보고 왔습니다. 역시 보고 나서의 느낌은 보지 않았으면 대단히 후회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작을 재밌게 읽었던지라 조금 기대가 컸었는데 그 기대만큼 만족시켜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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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는 회상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어느 한 소설가가 파이에게 찾아오고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죠.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인도에서 부모님과 형과 함께 생활하던 파이의 어렸을 적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버지의 사업으로 케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는 과정에서 태풍으로 인한 난파를 당한 후 동물원에서 키우던 리차드 파커라는 호랑이와 태평양을 횡단(?)하는 이야기죠.

 

소설 책에서도 그랬지만 역시 사건이 터지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는 조금 지루한 편입니다. 것도 그럴 것이 파이의 인생관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룬 것이 '종교'입니다. 사실 책을 읽을 때는 잘 몰랐습니다. '종교'에 대한 성찰에 대해서 이렇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말이죠. 그래서 오히려 좀 새롭게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내릴 때가 다 되어가는 영화인지라 여기저기서 리뷰를 좀 읽었는데 많은 글에서 '종교'에 대한 부분을 많이 언급을 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좀 다르게 보았습니다. 오히려 '종교'와 관련 된 이야기는 전체적인 구성에서 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것도 그럴 것이 물론 종교라는 부분이 파이라는 캐릭터를 만드는데 중요 요소이긴 했지만 필수 요소는 아니었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사건이 발발한 후 왜 자신을 이 꼴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신에게 반항(?)하는 모습 등은 많은 영화에서도 나왔던 부분이었구요.

 

파이라는 영화 속 캐릭터가 영화 마지막까지 자신의 인생과 신의 관계를 연결시켜서 들려주고는 있습니다만 이상하게 끝까지 뭔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은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무교나 불가리론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이 부분은 묘하게 이질감이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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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외의 부분으로 넘어가면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이야기. 원작의 이야기를 거의 그대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각색을 대단히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후 가장 훌륭한 각색을 보여준 영화 중에 한 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요 포인트와 사건 / 사고를 아주 자세히 살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비쥬얼'입니다. 예고편에서조차 환상적인 비쥬얼을 보여주었던 만큼 영화 본편에서도 대단히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약간 티가 나긴 했지만 뱅골 호랑이 '리차드 파커'의 풀 cg 퀄리티는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골룸이나 (혹성탈출의) 시저를 능가한다고 할까요? 보다보면 어느 순간 cg라는 생각이 지워져 있더군요.

 

영화의 전반적인 배경에 대해서도 다른 언급이 필요하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말 환상적이다. 라고만 전달해도 충분하거든요. 하지만 (개인 일기이자) 리뷰인 만큼 좀 더 언급을 하자면 '절대 스튜디오 촬영이 아닌 것 같은'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명 cg라는 것을 알지만 cg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거든요. 인간을 제외한 모든 것이 cg였던 아바타조차도 솔직히 cg의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는데 라이프 오브 파이의 경우는 그런 의심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완벽한 그래픽이라고 할까요...

 

이러한 장점들은 앞서 얘기했던 (개인적으로) 단점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습니다. 아마 올 한 해 동안 기억에 남는 몇 편의 영화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군요. 아쉬운 것은 영화의 곳곳에 3d를 겨냥한 연출이 상당히 많았지만 3d 개봉관이 없어져서 관람을 하지 못 했다는 것일까요? 이후 블루레이로 3d가 나오게 된다면 그리고 그 때 제가 3d 티비를 가지고 있다면 한 번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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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지금 이렇게 글을 적고 추천을 해도 아마 길어야 일주일 후면 극장에서 내려오지 않을까 싶어서 추천도 제대로 못 하겠군요. 아쉽습니다. 비록 제 글을 보시는 분이 몇 분 되지는 않으시지만 좀 더 많은 분들이 이런 추천 글을 읽고 관람을 했으면 하는 좋은 영화였거든요. 대여나 굿다운로드를 통해서 한 번 보셨으면 합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책도 정말 강추하는 작품입니다. 초반만 잘 넘기신다면 대단한 재미를 보장하지요..

 


파이 이야기

저자
얀 마텔 지음
출판사
작가정신 | 2009-02-0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벵골 호랑이와 함께한 인도 소년 파이의 표류기! 2002년 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덧2. 제발 아이들을 극장에 데리고 오실 때는 분명한 지도를 좀 해 놓은 상태에서 데리고 오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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