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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aya by Gouryella on Grooveshark

 

제가 극장에서 왠만하면 장르가 2개가 있습니다. 코미디와 로맨틱 코미디죠. 그 중에서 코미디는 정말 아예 신경도 안 쓰는 편이고 로맨틱 코미디의 경우 이런 저런 평이 괜찮다 싶으면 가서 보는 편인데 올해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할 수 있는 '나의 ps 파트너'는 꽤 성공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좋은 영화가 또 나왔더군요.

 

'남자사용설명서'는 처음 포스터와 내용을 봤을 때는 완전 B급 코미디물인 줄 알았는데 언론 시사의 반응이 아주 심상찮더군요. 그래서 설 연휴가 끝나고 처음으로 쉬는 주말에 그냥 좀 일찍 일어나서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다행이도 영화는 그런 수고를 커버쳐 줄 만큼 충분히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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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뭐 특별한 부분이라고는 없는 간단 그 자체입니다. 광고 회사 인기없던 여자 조감독인 주인공은 어느 날 해변가에서 혼자(?) 잠이 들었다가 버려지죠(?). 그리고 그 곳에서 '남자사용설명서'라는 비디오 테이프를 구입하고 반신반의하며 감상한 후 인생이 달라집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유명 연예인과의 연애가 시작되고 이 비디오 테이프를 들킴으로서 이야기는 클라이맥스로 넘어갑니다.

 

영화의 장르상 뭐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만큼 웃기느냐, 그리고 얼마만큼 로맨틱하느냐 이것이 관건이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본질적인 부분을 아주아주 잘 살리고 있습니다. 근래 보았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중에서 '나의 PS 파트너'가 있는데 그 영화도 나름 재밌게 만들어진 편이었지만 이 작품은 역대급 로맨틱 코미디 작품들과 비슷한 수준의 재미를 선사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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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만 본다면 일단 로맨틱 부분을 제외한 모든 장면에서 최소 한 번씩은 터트려줍니다. 거의 모든 장면에서 관객들을 웃겨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최근 몇 개월 동안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웃기는 처음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웃겼습니다. 코미디로서의 재미는 완벽하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로맨틱 쪽으로 봐도 충분히 달달함을 느끼게 만들어 줍니다. 영화 속에서 닭살이 돋는 연출을 꽤나 보여주는데 실제 관객들에게도 닭살 돋게 만드는 장면을 꽤나 보여줍니다. 로맨틱으로서의 재미도 충분하죠. 게다가 다행인 것은 이런 코미디와 로맨틱의 조합이 나쁘지 않다는 것입니다. 두 부류의 장르가 아주 적절하게 연결이 되어서 따로 논다는 느낌도 들지 않고 서로 잘 보완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외로 배우들의 연기가 잘 어울려서 이시영 씨는 제가 본 그녀의 작품 중에서 가장 어울리는 역할을 연기함과 동시에 제일 예쁘게 나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초반 꾸질꾸질하게 나오는 분장을 했음에도 꽤나 귀여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2살이란 나에 맞지 않는 귀여움을 말이죠. 그리고 이승재 역의 오정세는 정말 찌질한 연기를 잘 하고 있습니다. 검색을 해 보니 그가 주연을 맡은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은데 첫 주연 작품이라면 상당히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외 조주연으로 나오는 박영규 씨는 여전히 능글능글한 연기를 잘 보여줍니다.

 

그 외 연출적인 부분도 꽤 아기자기합니다. 과거 한 때 사용했던 것 같은 마치 낙서 같은 자막이나 그림을 아주 적절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거부감 들지 않고 적절히 관객들 웃겨주도록 잘 짜여져 있죠. 개인적으로 이런 연출을 좋아하기도 한데 그래도 이번 작품에서는 꽤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단점(이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15세 관람가'라는 등급보다 수위가 높게 느껴지는 대사가 있겠죠. 직접적인 성관계를 의미하는 은어가 나오기도 하고 그런 부분을 하나의 코미디 소재로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만 해도 중학생 아이들도 오고 그보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오시던데 글쎄요. 저도 뭐 어릴 때는 아버지 따라서 19세 관람가 영화를 보기도 했습니다만 역시 등급보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오실 때는 내용을 좀 더 알아보고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도 분량이 많진 않지만 조금 움찔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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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몇 년만에 제대로 된 로맨틱 코미디를 본 것 같습니다. 딱히 단점이라고 할 만한 부분이 보이지 않았던 영화였으니 입소문만 잘 타면 흥행은 충분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B급의 느낌이 나긴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그런 부분은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 됩니다.

 

그런데 홍보나 포스터를 좀 제대로 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뭔가 영화의 성격과 딱히 어울리는 홍보가 되지 않는 것 같고 포스터는 너무 B급스러워요. 영화의 내용보다 더 싼 티가 나는 게 문젭니다. 게다가 발렌타인데이가 있었음에도 뭔가 그런 홍보도 전혀 없었던 것 같구요. 영화의 내용을 보면 발렌타인데이에 정말 딱인 영화라서 개봉 전 홍보를 그런 쪽으로 했더라면 발렌타인데이에 제대로 관객이 들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죠. 개봉일도 2월 14일이고 말이죠.

 

어쨌든 애인하고 보기에는 꽤나 적당한 영화입니다. 물론 애인이 없으신 분은 혼자 가셔서 보시든지 아니면 동성친구하고 보세요. 뭐 크게 문제 없습니다(?). 실컷 웃고 나오기에는 좋으니까요.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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