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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을 찾아 보려고 했었지만 개봉 후 반응 때문에 기대감이 확 사라져서 보지 말까? 볼까?를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결국 동생도 보고 싶어하고 해서 극장을 찾게 된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아무래도 감독이 브라이언 싱어가 아니었더라면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그가 만들었던 전작들을 본다면 그렇게 혹평에 시달렸던 '슈펴맨 리턴즈'조차 재밌게 봤던지라 이번 작품도 당연하게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었죠.

 

뭐 어쨌든 초기 반응에 비해 생각보다 작품은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이로 인해서 브라이언 싱어 감독에 대해서 확고한 믿음(?)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싶군요.

 

이하 스포일러가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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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다들 아시다시피 '잭과 콩나무'이라는 동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어드벤쳐 판타지 장르로서 꽤나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죠. 하지만 문제라면 다들 이 이야기는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요즘 초/중/고등학생 정도면 모르겠지만 지금 20대 중후반부터는 한 번은 들어봤음직한 동화죠. 아무래도 이렇게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는 이야기로서의 반전보다는 얼마나 판타지한 장면과 연출을 보여주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이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감독은 잘 살리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 콩나물이 자라서 거인족의 나라(?)와 이어지고 가디언들과 함께 잭이 거인족과 처음 만나게 되는 장면은 그리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뭐랄까 '쥬라기 공원'에서 티라노가 처음 등장하던 장면의 오마쥬 같기도 했는데 긴장감은 당연하게도 쥬라기 공원 쪽이 훨씬 높았습니다.

 

그런데 초반 등장에 대한 실망감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사라집니다. 정말 뻔한 연출임에도 관객들로 하여금 긴장을 느끼게 만들고 있죠. 이러한 긴장감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이어지는데 정말로 그렇게 뻔한 전개(조금의 변수는 있더군요.)와 연출 속에서 이런 긴장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오롯이 감독의 역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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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 속 캐릭터들은 상당히 개성이 강합니다. 나쁜 놈이든 착한 놈이든 주조연 할 것 없이 꽤 인상적인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가지 문제라면 주인공 잭이 제일 무난한 캐릭터라는 것이죠. 이러한 캐릭터의 개성은 물론 다른 영화에서도 볼 법한 부분이지만 이렇게 큰 반전도 없고 엄청난 비쥬얼도 없는 영화에서는 상당한 장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게다가 영화는 권선징악의 틀을 조금씩 깨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권선징악이라면 주인공이 나쁜 놈들을 모두 물리쳐야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 작품은 그러지 않아요. 거인족을 이용하여 세상을 지배하고자 했던 악당은 초중반에 죽어버립니다. 그것도 주인공이 아닌 조연한테 말이죠. 이와 같은 변형은 조금의 의아함과 함께 앞으로의 전개를 궁금하게 만듭니다. 물론 그렇다고 앞으로의 전개가 예상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영화는 뻔합니다. 대단한 비쥬얼도 없어요. 거인족의 cg는 아바타나 호빗 등과 같은 영화로 눈이 높아진 관객들을 만족시키지 못 할 정돕니다. 하지만 이런 큰 단점들을 가지고도 영화는 재밌습니다. 희안하게 말이죠. 애초에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발키리'에서의 긴장감도 느낄 수 있었고 엑스맨이나 슈퍼맨에서의 액션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팝콘 무비로서의 쏠쏠한 재미를 충분히 주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동화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동화적 느낌은 나쁘지 않습니다. 확실히 대박의 재미를 주지는 않습니다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사실 요즘 극장가에서 요런 쏠쏠한 재미를 주는 작품도 잘 찾기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족용으로도 나쁘지 않고 애인과 보기에도 나쁘지 않습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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