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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지난날 by 유재하 on Grooveshark



예전에도 한 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올해 개봉한 로맨틱 코메디 중에서 실망한 작품은 없었습니다. 가장 첫 작품인 <나의 PS 파트너>부터 <남자 사용 설명서>까지 2편 모두 독특한 이야기와 개성있는 캐릭터들로 관객들에게 솔솔한 재미를 선사해 주었죠. (물론 그렇다고 그런 재미가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래서 이번에 보게 된 세 번째 로맨틱 코미디인 <연애의 온도>도 크게 실망을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재미도 있으리라 생각했구요. 사실 배우들에 대한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지만 그런 불안감도 이전에 본 작품인 <남자 사용 설명서>가 한 방에 부숴주었기 때문에 크게 불안감을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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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로 들어가서 영화는 한 여인이 헤어지는 것을 보여주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 쿨한 척하지만 그 속으로는 울고 불고 짜는 모습을 아주 적나라하면서 찌질하게 보여주죠. 그렇게 헤어진 커플은 정말 가관이라고 할 만큼 찌질함의 연속인 행동들을 보여주죠. 그러다가 다시 만납니다. 


영화는 이런 한 여인의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보여주고만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별 임팩트 없는 이야기가 정말 재밌습니다. 물론 영화라서 어느 정도의 판타지가 없을 수는 없지만 올 해 본 로맨틱 코미디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모습을 영화 속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그것이 현실적인지 아닌지도 어느 정도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가긴 하지만 여인들이 사귀고 헤어지고 싸우는 모습을 이 수준으로 보여주는 것은 어느 정도 영화로서 가장 타협점을 찾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영화는 한 여인의 생활을 무한 루프로 보여줍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더러운 모습을 무한 루프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평범한 여인의 모습이라는 것을 영화 속에서는 많은 대사를 통해서 전달해 주죠. 물론 그런 의미를 내포한 대사들을 듣지 않더라도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라면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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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배우들은 아주 잘 살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민기라는 배우는 A급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위치를 보여주고 있는데 제가 딱히 불안감을 느끼지 않은 이유는 그가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작품 속에서 꽤나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나 개성있는 캐릭터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정말 남자가 봐도 찌질해 보이는 캐릭터를 말이죠.


그리고 의외로 김민희의 연기가 괜찮았는데 사실 화차 전까지만 해도 연기에 대해서 그닥이라고 생각했던 배우가 화차 이후 갑자기 연기에 대해서 뭔가 깨달은 듯한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사랑에 의해 상처 받고 상처를 주는 그런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재밋는 영화가 항상 그랬듯이 이번 작품에서도 조연들의 쫄깃한 연기가 아주 맛깔납니다. 이민기의 후임으로 있는 계장도  그렇고 신입사원도 그렇고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중간에 버리는 캐릭터 없이 끝까지 영화를 살려주고 있구요.


또한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를 전반적으로 잘 살리고 있습니다. <나의 PS 파트너>와 <남자 사용 설명서>와 비슷하게 코미디와 로맨틱의 구분을 확실히 구분지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장르의 구분 중에서도 특히 '코미디' 쪽의 재미는 인터뷰 형식의 연출을 도입함으로서 재미를 한껏 업그레이드시켜 주고 있습니다. 이 인터뷰 형식의 연출에서 의외로 빵빵 터지는 부분이 많았고 이 인터뷰 형식으로 두 남녀 각각의 내면 상태와 상반 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그들이 어떤 상태인지를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있죠. 사실 신선한 연출 방법은 아니었지만 적절히 사용 된 연출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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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단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가장 문제점이라 다들 언급하는 직장 생활이죠. 아무리 사랑이 먼저라지만(먼저인가요?) 그 X랄을 피우고도 강등 정도로 끝난 것은 정말 이해가 안 가는 부분 중에 하납니다. 거기다가 오히려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난 후에 팀장이 되어 있습니다......뭔가요 이거? 사랑에 있어서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직장 생활에 대한 판타지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더군요.


그래도 영화는 재밌습니다. 정말 빵빵 터지는 부분도 많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로맨틱도 많습니다. 이런 리뷰 글은 이전 작품들에서도 똑같이 했던 얘기인데 어쩔 수 없습니다. 올 해 본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은 평균 이상의 재미를 선사해 주고 있거든요. 19세 관람가 등급이지만 대사의 수위도 높지 않고 베드씬 같은 부분도 없습니다. 오히려 19세 등급이 의아해지는 부분이었죠.


정말로 연인들이 데이트용으로 보기에는 괜찮은 작품입니다. 가족들하고 보기에는 부모님이 좀 오글거려 하실 수도 있고 동성(물론 남자끼리) 보기에도 오글거릴 수 있는지라 지독히 연인 중심의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쉽게도 왠지 이번 작품도 그리 길게 상영을 할 것 같지는 않으니 빠른 시일 내에 찾아 보시기를 바랍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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