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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livion by M83 ft. Susanne Sundfor on Grooveshark



'베르세르크 극장판'을 보러 가기 전 조조로 보았던 '오블리비언'은 사실 개봉 전만 하더라도 뭐 그렇고 그런 어정쩡한 SF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죠. 아마 대다수 관객들이 그리 생각을 했으리라 생각되구요. 그런데 묘하게 개봉 후에 꽤 좋은 반응이 나오더군요. 물론 이전 많은 SF 영화 속 도구들이 등장한다고도 했지만 그래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베르세르크만 보려고 했던 저의 계획은 그렇게 바뀌게 되었죠. 덕분에 김포공항과 신촌을 왔다리 갔다리하는 만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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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는 사실 스포일러라서 얘기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개 된 내용으로만 본다면 외계인의 침략을 받고 지구는 멸망했으며 지구인은 타이탄으로 이주를 한 상태이며 잭과 빅토리아는 임시거주지이자 통제 센터인 테트의 지휘하에 지구에서의 마지막 임무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죠.


만약 이 영화가 단지 이 이야기로만 진행이 되었다면 훨씬 밋밋한 영화가 되었을 겁니다. 아무리 임팩트를 줄 만한 요소가 전혀 없거든요. 그런데 다행이도 감독은 스스로 그런 부족한 점을 알았는지 이야기를 꽤 꼬아놓았습니다. 이런 후반의 이야기로 인해서 영화는 전체적으로 괜찮아 보이는 효과가 생기고 있습니다.


어쨌든 아무리 스포일러라고는 해도 기존에는 숨긴 글로라도 적었습니다만 이 영화에서는 이것마저 밝혀버리면 정말 그저 그런 영화가 되어버리는지라 그냥 아무것도 적지 않겠습니다. 궁금하시는 분은 직접 극장에서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약간의 힌트를 드리자면 역시 제목하고 연관성이 아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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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주요 감상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그건 당연하게도 '비쥬얼'입니다. 멸망한 지구와 멸망한 지구 이후의 인간들의 삶을 보여주는 건축물, 비행선 등의 비쥬얼은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입니다. 사실 이런 SF 영화에서 독창적인 디자인을 보여주기는 왠만해서는 힘든 법인데 그래도 오블리비언에서는 나름 작품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굳이 공중에다 지어 놓은 (물론 외계인의 침략에 대비한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거주 공간도 나름 SF 영화에 어울리는 흰색과 회색으로 조합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심플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현실에서도 나오고 있는 책상을 통채로 터치로 이용하는 컴퓨터 또한 나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건축물보다도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주인공 잭이 조종하고 다니는 비행선과 '드론'이겠죠. 그 중에서도 드론은 마치 핫xx에서 피규어 제작을 노린 듯한 귀여움과 멋을 강조하고 있는데 독창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영화 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지 않을까 싶은(?) 그런 캐릭터를 지니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100% 피규어로 나오리라 생각됩니다.)


여튼 영화 내의 근(?) 미래지향적인 물건이나 건축물들은 그 나름의 멋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SF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꽤 괜찮게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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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오브젝트들의 디자인을 비롯해서 영화의 화질과 음향 (특히 저음을 강조한 우퍼)이 끝내줍니다. 화질은 근래 본 어떤 영화보다도 좋은 편이라서 아이맥스로 찍지 않았음에도 아이맥스나 4k 디지털로 보고 싶을 정도더군요. 탐 형의 얼굴 클로즈업 장면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정말 깔끔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드론을 비롯해서 비햇선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저음은 심장을 울릴 정도인데 이 부분도 역시 최근 본 영화에서는 느끼기 힘든 부분이었던지라 아주 이리저리 감탄을 하면서 보고 듣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즉, a/v 퀄리티로 본다면 a/v 매니아들에게는 환장 할 만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죠. (덕분에 블루레이 기대가 아주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구입할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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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장점들만 본다면 영화는 아주 재밌어야 합니다. 이야기도 무난하게 뽑혔고 a/v의 퀄리티도 엄청나구요. 하지만 그렇지 못 한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 문제점은 무난하다고 생각했던 이야기에서도 나타나고 나름 독창적이라고 했던 디자인에서도 나타나죠.


일단 이야기 구조에서 본다면 이 부부은 정말 많은 영화가 생각납니다. 물론 영화를 많이 보신 분일 수록 눈에 확 띄죠. 어떤 영화가 떠오르는지를 밝히면 스포일러로 넘어갈 수 밖에 없기에 밝히지는 않습니다만 이야기 구조에서만 본다면 처음 딱 보고 3편 정도의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전반적인 디자인에서도 몇몇 영화가 떠오르는데 이 부분에서는 한 가지를 밝히자면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주인공을 그렇게나 괴롭혔던 '할'이 100% 떠오릅니다. 이건 안 떠오를 수가 없어요. 그 외에도 1,2편의 영화가 좀 더 떠올랐습니다만 그건 직접 확인을 하시는 것이 좋을 듯 싶네요.


뭐 영화 속에서 이렇게 많은 영화가 떠오르긴 했습니다만 사실 '표절'까지 생각나는 수준은 아닙니다. 당연하게도 '오마쥬'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되죠. 예전 얘기 꺼내기가 좀 그렇지만 '베를린'에서는 그렇게 표절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더니 왜 이 작품에서는 표절 얘기가 그닥 나오지 않는지 궁금하더군요. 보는 순간 떠오르는 강도로 본다면 베를린보다 오블리비언이 훨씬 확 와닿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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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장단점이 눈에 확 띄는 영홥니다. 그런데 서로가 서로를 무마시켜주다 보니 결과적으로 무난하게 재밌는 킬링 타임용 영화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재밌어요. 영화 자체로는 꽤 재밌는 편이라서 추천을 충분히 해도 괜찮을 법한 영홥니다. 다음 주에 '아이언맨'이 개봉하는 와중에 극장에 가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가급적 큰 화면과 좋은 음질을 들려주는 극장을 일부러라도 찾아가셔서 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내 맘대로 별점 :


덧1. 그런데 결말은 좀 그렇긴 합니다. 뭔가 바람피는 분위기?!


덧2. 탐 형은 정말 늙었는데도 몸 쓰는 연기에 주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덧3. 올가 누님도 늙었는지 007에 나올 때가 훨씬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덧4. 사실 포스터를 볼 때만 뭔가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줄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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