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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말에 따르면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저이기에 당연히 에반게리온을 안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보고 왔습니다. 하지만 보지 않는 편이 어쩌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만큼 이번 Q는 보고 나면 정신이 피폐해져 버리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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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밑으로 여기저기서 스포일러가 튀어나올지 모르니 안 보신 분은 패스하시길...
이야기는 파에서 서드 임팩트가 벌어지고 난 후 14년의 세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작합니다.(왜인지는 모릅니다.) 아스카와 마리는 지구 대기권 밖에서 신지를 구하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죠.(왜인지는 모릅니다.) 그렇게 구한 신지를 미사토가 데려오고 자신들을 뷜레라는 집단이라고 얘기합니다.(왜인지는 모릅니다.)
그 와중에 네르프에서는 신지를 데려가고 부서진 네르프에서 신지는 카오루를 만납니다. 둘은 결국 새로운 에반게리온인 13호기에 탑승을 하죠.(생긴 것은 초호기와 거의 유사) 그 와중에 카오루는 자신이 1번 사도에서 13번 사도가 되었다고 중얼거리더니(왜인지는 모릅니다.) 포스 임팩트를 자기가 막겠다면서 자폭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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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티비판 에반게리온은 캐릭터의 성격이 꾸준했습니다. 신지는 계속해서 찌질이였고 아스카는 계속해서 열혈이었고 레이는 조용했죠. 그런데 극장판은 그 시작부터 모든 캐릭터의 성격이 많이 달랐습니다. 신지는 찌질거리지 않았고 아스카는 좀 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죠. 레이는 좀 더 많이 웃었구요.
그리고 극장판으로 넘어오면서 (정확하게 말하면 서,파까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대중적으로 바뀌면서 이야기 자체가 심플해졌습니다. 그러한 분위기와 이야기 전개 그리고 새로운 에반게리온의 등장과 마지막에 카리스마를 풍기며 등장한 카오루의 떡밥은 Q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높여 주었죠.
그런데 그런 기대감을 철저하게 짓밟아 버렸습니다. 재미요? 물론 재미는 있습니다. 비쥬얼의 퀄리티는 여전히 대단하고 화끈함을 느낄만한 부분도 꽤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장점들을 완전히 무마시킬만큼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너무나도 컸죠. 앞에서도 말했지만 철저하게 배신 당한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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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나타난 에바 13호기는 당췌 어디가 13호기라고 할 수 있는 모를 정도로 초호기와 닮았고 그렇게 카리스마를 풍기며 등장한 카오루는 막판까지 신지와 게이 놀이를 하더니 포스 임팩트를 막겠다면서 자폭을 하고 이야기의 진행 상황은 쥐뿔도 없습니다. 물론 사도의 등장도 없습니다. 2마리 정도가 나왔던가요?
하지만 이러한 단점보다도 가장 큰 단점은 서, 파에서 보여주었던 전반적인 분위기와 전개 과정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죠. 대중적인 느낌은 쥐뿔도 없고 티비판보다도 매니악해졌습니다. 매트릭스2에서의 to be continue 자막보다 더 충격적인 '계속'이라는 자막은 옵션이라고 할 수 있겠죠. 솔직히 안노 감독은 스스로 무슨 얘기를 그리고 있는 것인지 알고 있는가? 라는 생각도 들 정돕니다. 작화의 변화 따위가 문제가 아니죠. 전반적인 진행이 이렇게 바뀌어서 어떻게 진행을 시킬 것인지 궁금 할 따름입니다.
신지의 상태에 중점을 맞췄다고 해도 주변 상황을 완전히 무시해버려서야 이건 뭐 죽도 밥도 안 되죠. 뷜레의 존재는 다음 편에서 해설을 해 줄까요? 만날 계획대로 되어간다고 외치는 제레의 인류보완계획은 도대체 끝나긴 하는 걸까요? 신지가 왜 우주에서 구출되어야 했는지 다음 편에서 과연 나올까요? 당연히 나올리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짜증나죠. 결과만 던져주고 알아서 해석하라는 식이니까요. 티비판은 그래도 일관되게 짜증이 나는 전개였는데 극장판은 서, 파에서 '와우~!'를 외치다가 Q에서 대반전을 겪은 느낌입니다.
글쎄요. 현재 국내 반응만 봐도 그다지 썩 좋지가 않더군요. 물론 국내 반응이야 제작에 별반 영향을 주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과연 다음편에도 이런 식으로 전개를 보여서야 과연 얼마나 호평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내 맘대로 별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