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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감시자와

기계적인 지능범의

잘 어우러진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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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감시자들이 처음 예고편을 보였을 때는 그다지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습니다. 소재며 스타일이 미드에서 많이 본 스타일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영화가 개봉을 하고 난 후의 반응은 상당히 달랐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호평을 준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호평을 주고 있더군요. 그래서 상승 된 기대감을 해소해 보고자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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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용에 대한 누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 영화는 예고편에서와는 달리 그다지 미드의 느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감시자들에서는 소재를 이용하는 장면이나 적을 잡기 위한 과정에 있어서 좀 더 현실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현실성은 영화의 재미를 상승시키는데 큰 플러스 요소로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적들을 잡기 위해서 얼토당토 않은 소재를 이용했더라면 영화는 그 정체성에 혼란을 가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이 부분은 이후에 다시 한 번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의 주 이야기를 보자면 제임스라는 범죄를 계획 / 실행하는 인물을 주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물론 이 인물의 뒤에는 더 큰 조직이 있습니다.) 설경구 / 한효주가 소속되어 있는 감시반은 모든 cctv를 감시함과 동시에 현장 투입을 통해서 용의자를 찾아내는 그런 팀입니다. 그리고 제임스가 첫 번째 범죄를 그린 이후부터 이 팀은 정말 순수하게 제임스의 뒤를 쫓는 데에만 철저하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여러모로 괜찮았던 이유 중에 하나가 이런 이야기 전개에서도 나오는데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지를 않습니다. 정말 오로지 제임스와 그의 범죄 조직을 잡는데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그 외의 연애, 코미디 등 조금이라도 '장르'가 다르게 느끼게 할 만한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완급 조절을 위한 장치가 있긴 하지만 장르의 정체성을 혼란시킬만큼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범죄 영화로서 그리고 그 뒤를 쫓는 스릴러 영화로서의 자아를 일관성 있게 이어나갑니다.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부분은 비단 이야기 전개에서 뿐 아니라 편집이나 연출적인 부분으로도 이어져서 이 이상 잘라내거나 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될 만큼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정말 필요한 부분만 보여주고 있죠. 올해 본 한국 영화들 중에서 가장 군더더기가 없다고 생각 될 정도이니까요. 물론 이후 디비디나 블루레이로 나왔을 경우 감독판이 따로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실상 극장판에서 보여준 편집과 연출은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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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부분은 이 영화를 액션 영화로 생각하시고 보러 가시면 실망하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액션은 극히 미비한 부분 밖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특히 정우성의 액션은 예고편에서 보여주었던 부분이 전부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구요. 그렇다고 설경구나 한효주가 액션을 보여주기에는 어울리지가 않죠. 다른 조연들도 사실상 '변장'을 통한 용의자 확보에 중점을 맞춘 인물들이지 '액션'을 보여줄 만한 현장 요원도 아니구요.


결과적으로 이 영화 속에서 인간 대 인간의 육탄전은 나오지 않습니다. 거의 끝 부분에 아주 잠깐 나오긴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정우성의 액션 연기) 영화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극히 미비한 부분일 뿐이죠. 아마 올해 본 한국 영화 중에서 액션 장면이 이렇게 적은 영화도 처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치고 박는 액션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단점이 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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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영화의 단점이 없냐하면 그건 아닙니다. 일단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영화는 그 소재나 분위기에서 미드를 연상케하는데 물론 영화의 진행에 있어 그런 느낌이 많이 없어졌다고는 해도 아예 지워버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cctv를 이용한 용의자의 관찰이라는 주 소재는 물론 그 활용도의 차이가 있다고는 해도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를 지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워낙에 군더더기가 없다 보니 뭔가 내용이 평면적입니다. 그냥 쫓는 자와 저지르는 자 이 두가지 밖에 보여지지가 않는데 장르의 일관성을 위해서는 좋았지만 이야기가 너무 평면적으로 가게 된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물론 그런 단점을 편집과 연출이 커버를 해 주고는 있지만 살짝 좀 아쉬운 부분이긴 했습니다.


캐릭터에 대해서 아쉬워 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사실 이 정도로 캐릭터들이 다양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도둑들 이후 오랜만입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설경구나 정우성, 한효주를 제외하면 거의 조연급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연기력이 괜찮습니다. 각 캐릭터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잘 보여주고 있죠. 특히 다람쥐 역을 맡은 2PM의 이준호의 연기는 그 비중이나 역할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괜찮습니다. 처음 볼 때는 걔가 이준호인지도 모를 만큼 자연스러웠으니까요. 그 만큼 이 영화에서 캐릭터와 그 캐릭터의 연기에 대한 불만은 사실 거의 없었습니다.


한 가지 캐릭터에 대한 불만이라면 정우성이 맡은 '제임스'라는 캐릭터인데 캐릭터에 인간미를 너무 제외시켜 버렸더군요. 거의 '범죄 설계'라는 기능을 가진 '기계'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이 인물에 대한 그 어떤 과거사나 인간사에 대한 내용도 없었기에 이후 속편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 인물에 대해서 알 길은 완전히 없어진 상황이죠. 오랜만에 정우성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맡았다고 생각했는데 개인적으로 허무하게 사라져 간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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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영화는 재밌습니다. 이야기와 연출, 편집에 있어 군더더기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꽤 잘 만든 월메이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7월 개봉작을 보면 퍼시픽 림이나 미스터 고, 더 울버린, 레드2 정도가 있는데 이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행 할 것이라 생각하는 미스터 고와 붙을 수 있는 유일한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일단 표절이니 뭐니 하는 논란도 전혀 없어 보이구요.)


가족과 보기에도 무난하고 애인과 보기에도 무난합니다. 친구들하고 보기에도 무난하구요. 오락성이나 작품성도 충분히 괜찮아서 별 무리없이 추천을 해 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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