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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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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하루 남겨두고 휴식을 취하다가 원래 주말에 보고자 했던 더 테러 라이브를 보고 왔습니다. 애초에 예고편이 표절 논란이 있었기에 영화에 대한 기대도 좀 작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의외로 영화에 대한 반응이 괜찮았기에 별 망설임 없이 보러 갔었죠.
하지만 그 전날 설국 열차를 보고 꽤나 만족을 했던 상황이었기에 과연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줄 지에 대한 의문이 좀 남아있긴 했습니다. 과연 설국 열차의 재미를 능가할 것인가 아니면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을 줄 지 궁금했죠. 하지만 다행이도 영화는 어느 정도 영화로서의 재미를 상당히 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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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마감 뉴스 자리에서 물러나고 라디오 DJ를 하고 있던 하정우가 실제 테러범과의 전화 통화를 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처음 전화가 걸려왔을 때 장난 전화로 치부하고 끊어버렸던 하정우는 실제로 마포대교가 무너지고 나서 바로 특종이라는 직감을 가지고 아예 생방송으로 바꿔버립니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부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황을 이용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영화가 끝나가는 시점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여기에 덧붙여 이제는 주요 단골 소재가 된 무능한 경찰과 무능한 정부의 모습까지도 아주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조금 독특했던 점은 용의자에게 어느 정도의 연민을 가지게 만든다는 것이었죠. 물론 용의자는 사람을 헤칩니다. 실제로 죽이는 사람이 있죠.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외치던 "사과 한 마디만 하면 끝납니다."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 그의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국가에 대한 무능력함이나 반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부분도 바로 이 시점부터입니다. 왜냐하면 현실에서 을의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고 당하는 입장에 있는 서민들의 모습을 영화에서 어느 정도 현실성 있게 투영을 해 주고 있거든요. 아마 용의자에게 이렇게 연민을 가지게 만드는 영화는 올해 들어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극장 내에서도 그런 묘한 분위기가 풍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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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사회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영화는 한 편의 오락영화로서의 재미도 충분히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좋게 생각하는 부분이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쓸데없는 신파가 없기 때문입니다.. 스포일러입니다만 사실 하정우의 전 부인으로 나오는 기자를 살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과감히 죽여버리더군요. 오히려 그래서 감정적인 동요가 더 크지 않았나 싶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원탑으로 나오는 하정우의 연기가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거의 스튜디오 안에서 촬영을 하고 대사를 받아주는 사람도 별로 없이 전화를 통해 용의자와 대화하는 장면이 대부분인 영화에서 DJ로서의 모습이나 아나운서로서의 모습 그리고 여러 감정 연기 장면에서 전혀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하정우에의 의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죠.
물론 조연들도 있고 그 분들의 연기도 충분히 안정적입니다만 아쉽게도 그들의 비중은 20%쯤 될까요? 근 80%를 하정우 혼자서 진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영화는 처음부터 하정우의 연기를 믿고 캐스팅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캐스팅은 충분히 성공적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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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재밌습니다. 제대로 추천작이에요. 결말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지만 저는 상당히 만족스런 결말이었습니다. 뭔지 모를 시원함이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결말을 제외하고는 상영 시간이나 영화적 재미를 보았을 때 이 영화는 온 가족 혹은 애인 혹은 친구들과 보기에 정말 적합한 영화입니다. 설국 열차가 조금 묵직하면서도 애들이 보기에 잔인한 장면이 있었던 반면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현 상황에서는 설국 열차가 1천만 관객을 향해 달려갈 것 같던데 더 테러 라이브도 입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 흥행 반열에 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벌써 30억 제작비의 손익분기점은 넘었다고 하던데 분위기 좋으면 이익으로는 대박을 치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내 맘대로 별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