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서 주위 사람들은 아직도 내게 그 때의 일을 되묻고 한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나는 어느 날 뉴스에서 열차사고를 보게 되는데 그 때부터 엄마와 아빠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날이 갈 수록 두분은 서로의 존재를 느끼지 못 하는 것 같았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다가 결국 내가 대화까지도 전달하는 입장이 되었다. 나는 속으로 열차 사고로 인해 두 분 중 한 분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나중에는 누군가와 살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엄마나 아빠 둘 중 한 명과 있을 때는 다른 분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즉 엄마와 있으면 아빠가 보이지 않았고 엄마와 있으면 아빠가 보이지 않았다. ..
TexT HoliC
2009. 3. 26.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