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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를 가장한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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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작품 '범죄와의 전쟁'은 '용서받지 못한 자'와 '비스티 보이즈'로 데뷔(?)를 한 윤종빈 감독의 이름을 메이저급으로 올린 작품이었죠. 재미니 의미면에서 여러모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의 성공이 이번 '군도'라는 작품이라는 블럭버스터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군도'의 기대도 당연히 '범죄와의 전쟁'에 대한 만족도에 비례했던지라 예고편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전혀 영화 감상에 망설임을 가지지 않았죠.


그런데 개봉 후 평가가 상당히 갈렸습니다. 애초에 좀 무게감 있는 작품을 기대했던 관객들의 기대와는 달리 영화는 상당히 가벼운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으며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평들이 많았죠. 믿고 보는 하정우도 소용이 없었던 것인지 호불호가 너무나도 갈리는 작품이었던지라 망설임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올 여름 국내 블럭버스터 영화 중 1호인 작품을 안 볼 수는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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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는 의외로 복수극에 가깝습니다. 백정이었던 도치는 조윤의 사주로 그의 제수씨를 죽이라는 명을 받습니다. 하지만 실패하고 오히려 그의 여동생과 어머니가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게 되죠. 그리고 당시 탐관오리들을 벌하고 그들의 재산을 백성들에게 나눠주던 지리산 의적인 군도에 들어가게 되고 의적으로서 활동을 시작하죠. 그리고 마지막 미션(?)으로 나주의 대부호 조윤일가를 벌하기 위해서 계획을 짭니다.


영화는 이런 복수극의 틀을 지니고 있지만 그 분위기가 절대 무겁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킬빌과 같은 b급 스타일의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거기다가 '놈놈놈'과 같은 서부극의 향기까지 풍기죠. 문제는 그런 스타일이 나쁘지는 않지만 제대로 연출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싼티만 풍길 수 있다는 것인데 아쉽게도 이번 작품은 b급 스타일에 서부극이 합쳐져서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둘 중 한가지 스타일을 버리고 한 쪽에 집중을 했더라면 좋았으리라 생각됩니다. 두 마리 토끼를 너무 열심히 쫓으려고 했어요.


게다가 이 영화는 이런 b급 스타일과 서부극 스타일에 추가적으로 코미디 요소까지 너무 많이 넣었습니다. 정말 전체적인 분위기를 절대 무겁게 만들지 않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보이기도 하는데 사실 코미디 요소의 조합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싼 티나는 코미디 요소를 보여주는 곳도 없고 꽤 괜찮은 코미디를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을 빵빵 터트려주죠.


그런데 문제는 이런 코미디 요소에다가 영화의 무거운 주제를 합치려고 하니 뭔가 어색합니다. 이 영화는 복수극에다가 b급 스타일을 합치고 거기다가 서부극의 향수까지 넣었고 코미디 요소가 꽤나 많은데 영화가 들려주는 주제가 묵직합니다. 썩어빠진 윗사람들에 대한 비판과 풍자 그리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 등을 보면 이 영화의 주제는 가벼운 분위기와는 사뭇 다릅니다. 만약 이 영화의 주제를 좀 살리려고 했더라면 차라리 '범죄와의 전쟁'처럼 만들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범죄와의 전쟁'은 물론 분위기가 가볍긴 했지만 일관된 스타일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 후반부로 갈 수록 무거워지는 주제와 영화의 분위기가 잘 어울렸는데 이 영화는 후반부로 갈 수록 무거워지는 주제를 분위기가 감당을 못 하는 느낌이 듭니다. 뭔가 어긋나고 있죠. 사실 어긋난다는 말보다는 너무 급격하게 분위기가 바뀐다고 해야 할까요? 장면장면의 분위기가 달라지니 뭔가 따라가기가 힘듭니다.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죠. 좀 더 일관된 분위기를 고수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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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평을 겁나게 날린 것 같은데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재미가 없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영화는 생각했던 것보다 대중적인 요소들이 상당히 많은데 코미디 요소도 그 중에 하나고 화려한 액션도 그 중에 하납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다른 한 가지 요소에 대적할 수가 없는데 그게 바로 '강.동.원'입니다. 엄청나죠. 대단합니다. 굉장하고 최곱(?)니다. 연기?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우걱우걱...


저는 강동원이란 배우의 미모(?)가 '늑대의 유혹'에서 우산 속으로 뛰어든 그 때가 최절정이었고 그 장면이 최고의 장면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림도 없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강동원의 미모(?)는 이건 뭐 남자도 반할 지경으로 예쁩니다.(다들 그렇게 시작하긴 하지만요...?!) 거의 모든 장면에서 보여지는 그의 미모는 엄청나며 후반부 상투가 베어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는 장면에서는 올해 최초로 극장에서 여성관객들의 탄식을 들었습니다. 강동원의 마지막 장면에서 여성 관객들이 아쉬워하는 소리는....어우야....


아마 이 작품이 이후 개봉하는 명량이나 해적이나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를 제치고 흥행 1위를 한다면 그건 오로지 강동원 때문입니다. 강동원 때문에 다른 캐릭터들이 다 뭍혀버리는 수준이니까요. 그 먹방의 신 하정우의 연기조차도 강동원의 미모에 잊혀져갑니다. 저 어디론가로 말이죠. 아마 이걸 본 여성관객들의 입소문은 뭐 안 봐도 뻔하니까 아마 이제부터 여성관객들이 대거 몰릴겁니다. 그럼 혼자 올까요? 아니죠. 애인이든 동생이든 오빠든 친구든 누구라도 데려올테니 흥행이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강동원의 조윤이라는 캐릭터는 좀 더 매력적을 너프했어야 했습니다. 원래 영화에서 매력적인 악당이 나오면 전체적으로 영화가 재밌는 법인데 그건 악당과 히어로(?)의 밸런스가 맞을 때의 이야기죠. 이건 뭐 이미지만 보면 누가 악당인지도 모르겠는데 그 상황에서 악당의 매력이 훨씬 더 철철 넘치는 (넘치다 못 해 폭발하는) 수준이다 보니 다른 캐릭터들을 모조리 쌈 싸먹어 버립니다. 이런 구성의 실패는 당연하게도 감독의 역량 문제입니다. 아니 전작들을 본다면 역량을 논할 단계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뭔가 실수를 했다는 느낌이 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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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전체적으로 실수가 많은 영화입니다. 추구하고자 하는 스타일 / 장르도 애매모호해졌고 캐릭터들도 제대로 살리지 못 했으며 전달하고자 의미도 불분명합니다. 감독의 스스로의 스타일도 보여주지 못 하구요. 뭐 감독의 스타일이라고 하는 것은 언제나 변하기는 하는 것이지만 전작들을 죽 보다가 이번 작품을 보게 되면 분명 누구라도 갸우뚱 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 많이 아쉽죠. 그래도 올 여름 한국 영화의 블럭버스터의 포문을 여는 작품인데 많이 아쉬운 작품입니다. 사실 제 기준이긴 합니다만 재밌는 영화는 2번을 보고 싶어지거든요. 그것도 극장에서요. 물론 2번을 직접적으로 실행하는 경우도 흔하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그런 끌림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끌림이 없습니다. 모쪼록 차기작에서는 좀 더 일관된 스타일의 영화를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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