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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사회고발적인 느낌으로 갔어도 좋았을 법한..."


소셜포비아를 보고 왔습니다. '이미테이션 게임''버드맨''위플래쉬' 등 헐리우드 영화 중에서도 나름 작품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작품들을 연이어 보다가 한국 영화를 보게 되니 뭔가 좀 어색한 기분마저 들더군요. 하지만 작품에 대한 반응이 은근히 나쁘지는 않은 편이어서 그런 어색함 속에서 나름의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영화의 큰 틀과 거의 같은 맥락의 사건을 영화로 옮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사회 고발적 성향을 지닌 영화들은 대체로 실화를 배경으로 만들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사회 고발적 성향이 짙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SNS의 악영향에 대한 부분을 직접적으로 건드리고 있지만 그러한 악영향을 그냥 도구로서만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죠. 그래서 여타의 사회 고발적 영화들이 영화를 보다 보면 사회의 더러운 부분에 대해서 자동적으로 욕을 하게 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억한 감정까지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영화 속 사건들이 사건 자체가 희소성을 띄는 부분이 없기에 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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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컴퓨터만 켜서 어느 게시판이나 들어가보면 악플은 심심찮게 볼 수 있고 현피를 뜬다느니 등의 글들도 찾을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가 있습니다. 물론 SNS 등에서는 더 쉽사리 접할 수 있구요. 그래서 영화 속 사건은 충격적으로 와닿지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스스로도 생각하지만 너무 그런 부분에 무뎌져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이 영화는 주인공 자체가 SNS에 빠져 있는 인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주인공은 SNS에 빠져 있는 인물들과 그렇지 않은 인물 사이에서 조율을 하고자 하는 인물이죠. 애초에 폰을 가지고 다니지도 않을 뿐더러 사건을 접하게 되는 과정도 친구 녀석을 통해서 거의 억지로 끌려가서 엮이게 되었죠.


그런 주인공의 성향은 후반으로 갈 수록 강해지는데 점점 살인 사건이라는 상황 자체를 즐기는 인물들과 다른 노선을 타면서 오히려 더 그러한 상황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치죠. 물론 결론적으로 어느 쪽이 착하고 어느 쪽이 나쁘다라는 확정된 결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주인공조차도 악플에 악플로 대응했던 만큼 이 영화에서 인물들은 더 나쁘냐 덜 나쁘냐의 정도만 있을 뿐 애초에 '착한' 인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더' 피해를 받았느냐 '덜' 피해를 받았느냐만 존재할 뿐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은 인물들은 없죠. 주인공조차도 사건에 엮이면서 겪게 되는 피해들로 인해 개별적인 움직임을 보이게 되었으며 주인공의 친구는 사건의 피해자와 같은 노선을 탈 뻔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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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영화는 사건도 중요하지만 사건보다는 그것을 파헤치는 인물들에 촛점을 맞추고 그들의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그래서 이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가 꽤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아쉬운 것은 물론 변요한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좀 더 폭발하는 듯한 연기를 했더라면 극의 몰입도가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미생에서 보았던 그의 캐릭터를 생각한다면 굉장히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만 뭔가 에너지가 부족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주승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아쉬운 부분은 영화가 모든 반전을 공개하는 부분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로는 뭔가 급하게 끝내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피해자의 자살이냐 타살이냐로 그렇게 긴 시간을 소모한 것에 비해 그것을 밝혀내는 과정은 좀 허무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해결 된 후 이야기도 뭔가 아쉬운 부분이 많구요. 좀 더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렸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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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모난 곳이 없는 영화이기에 추천도 비추천도 하기 쉽지 않은 영화입니다. 큰 재미도 혹은 큰 단점도 느껴지지 않다보니 오히려 무어라 단정짓기가 힘들군요. 하지만 현재 극장가에서 국산 영화를 볼 작품이 없는 와중에 실망한 영화가 아니라서 다행이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극장가의 순위권에는 위플래쉬나 채피나 킹스맨등이 차지를 하고 있던데 그 중에 살인의뢰가 제대로 흥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극장가에서 볼 수 있는 국내 영화는 소셜포비아 밖에 없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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