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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벗어남으로써 얻어지는 쾌감..."

 

이블데드 2016 리메이크를 연출했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신작 맨 인 더 다크를 보고 왔습니다. 일단 애당초 왜 제목을 ‘No breathe’에서 ‘Man in the dark’로 바꿨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데 차라리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을 쓰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그냥 노 브레스로 한국어화 해서 해도 되구요영어를 다시 영어 제목으로 바꾸는 이런 기현상은 언제까지 볼 것인지 의문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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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건 그것대로 넘어가고 영화 얘기를 하자면 꽤 재밌습니다. 사실 공포물이라기보다는 스릴러에 가까운 영화인데 애당초 말도 안 되는 설정으로 긴장을 느끼게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긴장감이 대단한 작품이더군요.

 

눈 먼 전직 군인과 세 명의 좀도둑. 단순히 방 하나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지하부터 지상2층까지 있는 일반 주택에서 도대체 일이 생겨봤자 무슨 일이 생길 것인가? 라는 생각을 당연히 하게 만드는데 어쩌면 그런 당연한 생각을 고정관념처럼 가지고 있었기에 더 긴장을 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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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단 연출력이 좋다는 겁니다. 장님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신출귀몰한 노인의 모습은 어쩌면 일상적인 움직임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눈이 보이지 않게 됨으로써 발달된 청각으로 과연 그런 행동들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여튼 말도 안 되는 설정과 뛰어난 연출력으로 관객들에게 이 정도의 긴장감을 가지게 만드는 영화는 굉장히 오랜만이었습니다. 스릴러라는 장르로서의 순수한 쾌감을 관객들에게 전달해 주기에 전혀 문제가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들도 전체적으로 잘 조화되어 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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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이야기입니다. 연출적인 부분에서 오는 쾌감의 절반의 반전이라도 있었다면 영화의 재미가 수작 이상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꽤 부족한 편입니다. 사실 이 영화의 장르가 공포로 분류되어 있기도 한 이유가 이 이야기라는 구성 요소 때문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마지막에 밝혀지는 이 부분은 결국엔 그 누구도 착한 놈이 없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이 영화가 19세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것도 폭력적인 부분보다도 이 이야기의 마지막 반전 때문에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는 항상 폭력적인 부분에 조금은 관대한 편이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는 최근 본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조금은 불편한 소재였습니다. 아마 꽤 많은 관객들이 그러한 이야기의 반전(?)에 대해서 불쾌감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솔직히 그러한 반전보다는 앞서 말했듯이 짜릿함을 줄 수 있는 어떤 반전을 들려주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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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야기의 그런 단점을 생각하더라도 영화는 볼만합니다. 올해 본 스릴러 중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장르적 재미가 탁월합니다. 딱히 궁금하지 않은 전반부의 배경 설명을 넘어가고 나면 초중반부터 펼쳐지는 긴장의 연속은 음료조차 마실 틈을 주지 않을 정도이니 스릴러 영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무조건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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