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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07 / 15 / 027]



픽사의 신작이자 14년만의 후속작 '인크레더블2'를 보고 왔습니다. 14년 전에 제가 군대 생활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을 때였는데 일요일에 영화 프로그램에서 인크레더블 정보를 보고는 외박을 얻어서 보게 되었죠. 사실 후속편이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엔딩이 상당히 깔끔해서 더 이상의 이야기가 필요 없다고도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후속편이 나왔으니 그냥 땡큐! 하면서 감상을 했죠. 결과물은 명확하더군. 14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녹여낸 픽사는 여전히 픽사를 했다고 생각되는군요. 영화는 시대의 흐름을 자연스럽고 재밌게 영화에 녹여내어 전작을 본 관객들과 보지 않은 관객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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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두 갈래로 나뉘어서 진행이 됩니다. 하나는 히어로들의 입지를 좋은 쪽으로 굳히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일라스티 걸이고 다른 하나는 바이올렛과 대쉬 그리고 막내아들 잭잭을 돌보는 이야기이죠. 솔직히 말하면 이러한 상황 설정은 14년이란 세월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게 된 현실의 상황을 가장 크게 반영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전작에서는 어찌되었든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메인 캐릭터였죠. 나머지 캐릭터들이 모두 인크레더블을 뒷받침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누가 봐도 히어로로서 활동을 하는 메인 캐릭터는 '일라스티 걸'입니다. 이걸 나쁘게 말하면 요즘 쓰는 단어로 PT 묻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설정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설정이 보기 싫은 관객들도 있을 것이고 저처럼 맘에 드는 관객들도 있을텐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냥 그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영화 속 상황들을 즐기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은 그런 상황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해도 그런 상황에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생을 겪어 본 연령대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그 순간순간의 상황만으로도 영화는 재밌습니다. 밥(인크레더블)이 육아에 지쳐가는 상황이나 헬렌(일라스티 걸)이 히어로서의 활동을 하는 매 장면장면은 재밌어요. 하지만 좀 더 그 상황에 대해서 확실한 이해에서 오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성년 정도의 나이대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되더군요. 그렇다고 그런 상황의 이해가 PT를 언급할 정도로 심해로 빠지는 정도를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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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액션의 양입니다. 액션의 퀄리티야 이제는 두말 할 필요가 없이 화끈한 액션을 보여주는데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다 보니 액션의 양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히어로 영화라면 모름지기 액션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퀄리티 높은 액션을 좀 더 몰아붙였다면 영화의 재미가 한층 올라가지 않았을까 생각되었습니다.


그런 액션을 줄이고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막내 아들 '잭잭'이죠. 1편에서 마지막에 등장하여 다양한 히어로 능력을 보여주었던 잭잭은 이번 후속편에서는 더 다양한 능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밥이 육아를 하는 이야기의 메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아이디어 넘치는 액션은 잭잭과 너구리와의 대결(?)에서 더 많이 나왔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육아에서 오는 코미디적 요소와 다양한 히어로 능력을 통한 액션을 화려하게 보여줌으로서 차기 시리즈에서 주인공이 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잭잭은 중후반까지 육아와 관련된 부분에서 등장을 하지만 결국 이 시리즈의 메인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죠. 아마 대다수의 관객들도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이라고 하면 잭잭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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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나머지 캐릭터들의 매력이 줄어들었다고 하면 당연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바이올렛과 여전히 말광량이인 대쉬는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서 그 매력을 뽑내고 있고 인크레더블로서 화려한 전성기를 보내던 밥은 이번 시리즈에서 육아에 지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많은 아빠들의 공감을 얻어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영화는 재밌습니다. 이미 최정상의 퀄리티를 가진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뽑아내는 디즈니-픽사이니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화려한 cg와 시대의 변화에 걸맞는 이야기를 잘 조합하여 재밌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냈습니다. 후속편이 나올지 몰랐으니 14년의 기다림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제작 발표가 있고 난후 몇 년은 지났으니 그 정도 시간을 기다린 보람은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극장으로 데려가서 감상을 해야 하는 작품이지만 지금 극장 상황을 보면 극장에서 금방 내려갈 가능성이 많기도 합니다. 아마 후딱 가서 보셔야 하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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