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애매모호함을 보여준 감동 영화....허브

엄마까지 왜 날 바보로 만들어?! (극 중 강혜정..)   최루성 멜로라 하면 모름지기 최소한 '슬픔'을 느끼고 '눈물'을 나오게 해야 된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동안 어느 정도의 '감동'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최루성 멜로라 하면 그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나는 최루성 멜로에서 '감동'과 '눈물'과 '슬픔'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감상을 적겠다.

▲강혜정의 연기는 이미 물이 오를 때로 올랐다...최고!   솔직히 말해서
(물론 내가 눈물이 없는 편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눈물이 안 나는 최루성 멜로는 처음이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최루성 멜로라고 하는 영화들을 보면서 눈이 젖을 정도의 눈물은 보였다고 생각하는데
허브를 보면서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뭐 그건 그렇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뭐 꼭 눈물이 나야 슬픈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슬픔'이라든지 '감동' 따위의 감정조차도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종옥의 연기를 말하려고 하면 입이 아플 것 같다..   어째서 그럴까?
분명 드라마틱하면서 감동을 주려고도 하는 노력이 보이고 사람들이 눈물을 글썽이게 만드는 장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도대체 '슬픔'도 느껴지지 않고 '눈물'도 나오지 않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아무래도 너무 '슬픔'을 억지로 강조하려는 모습이 보여서....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미 정신지체아를 주체로 충분히 '감동'과 '슬픔'과 '눈물'을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사용한다는 것에서
나는 이미 '너무 억지스럽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버렸고
그로 인해 '슬픔'이나 '감동'을 느끼지 못 하고 '눈물'이 나지 않게 되버린 것이다.
강혜정의 연인이라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조승우가 자폐아를 연기한 말아톤을
오히려 이 영화보다 감동적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폭력써클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정경호...좋았다.   최소한 그 영화에서는 '억지'라는 것이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과 '인공'을 바탕으로 한 것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할 것이지만
그래도 '허브'는 너무나도 억지스러웠다.
그에 해당하는 부분을 하나 더 말해보자면
초반에서 중반 이후까지 오히려 웃음을 선사하면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데 모든 것을 바친다.
솔직히 나도 중반 이후의 급격한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즐겁게 보았다.
하지만 중반 이후 주인공 어머니의 갑작스런 암 선고와 함께
경찰이 강혜정의 정체(?)를 알게되면서 벌어지는 짤막한 에피소드들이 겹치면서
중반까지 편안했던 분위기를 갑자기 싸~~하게 만들어 버린다.
아무런 복선도 관객들에게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고 갑자기 변해버리는 과정은
정말이지 어색했다...고 생각된다.
차라리 초반에서 중반까지의 분위기를 끝까지 고수하는 편이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연출의 부분에 있었어는 실망이었다.  

▲왼쪽 뒷편에 앉아있는 꼬마 여자아이가 지존!!   하지만 그에 빈해 배우들의 연기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웰컴 투 동막골 이후 다시 한 번 바보 연기에 도전한 강혜정의 연기는 이미 말 안 해도 될 만큼
뛰어났고 강혜정의 어머니 역을 맡은 배종옥의 연기 또한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강혜정의 남친으로 나오는 ()의 연기도 나름대로 괜찮았고 조연들의 연기도 감칠맛 낫다고 생각된다.
분위기에 어울리는 BGM은 각 장면의 분위기를 살리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보면 어느 것 하나 빠질 부분이 없는 수작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억지스러운 구성 때문에
실망을 좀 했다고 생각되는 영화가 되어 버렸다.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한 곳에 몰리기보다는 적절히 분포시키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