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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녀석이 말년휴가 한 달(?!)을 나와서 같이 영화나 보자고 했더니 이걸 택했다.
자기 친구들이 보고 재밌었다나 어쨌다나....하여간에 떨떠름한 기분으로 보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서 이 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김혜수를 기대하고 말았다.
특히나 타짜에서의 팜프파탈의 연기까지 보고 난 후로는 왠지 그런 연기에 계속 기대를 하고 있다..
(나는 변태인가.....OTL)
하지만 이 영화는 단지 섹스코미디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더더욱이 '애로'라든지 '므흣한' 것들을 기대하고 간다면 더더욱 낭패를 보기 쉽상인 그런 영화다.
만약 이 영화를 보러 간다고 생각 중이라면 이 말을 해 주고 싶다.
"그냥 가볍고 웃을 수 있는 섹스 코미디를 본다고 생각해"....라고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제목만 보고 '불륜'이라는 약간의 조잡한 단어를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영화는 '바람'에 대해서 완전히 까놓고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바람'이 잘못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도 만든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바람'에 대해서 어둠고 칙칙하게 그린 영화들을 보는 것보다
차라리 이렇게 조금은 산뜻하고 가벼우면서 심플한 스타일로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들이 영화 자체를 조금은 '볼만하게' 만들었다고 생각되었다.
만약 그러한 부분마저도 없었다면 이건 섹스 코미디로도 인식이 불가능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러한 영화의 분위기에 김혜수와 윤진서의 연기는 매력적이다.
의외로 어울린다고나 할까? 바람을 피는 마누라의 모습을 아주 웃기면서도 진지하게 연기한다.
의외의 모습이긴 하였지만 솔직히 이런 영화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바람을 피는 상대방으로 나오는 이종혁이나 이민기의 역할은 상당히 두드러진다.
특히 이종혁은 아주 대놓고 '모든 남자들은 늑대다!!'라고 울부짖고 있는데
그 포스가 지금도 잊혀지질 않는다.
또한 요즘 '달자의 봄'에서도 연상의 누님도 러브러브를 즐기는 이민기는 이 영화에서도
아주 대책없는 대사와 함께 대학생의 순진한 이미지와 발랄한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하지만 역시나 그게 전부다.
단지 약간의 웃음과 배우들의 연기 변신만으로 이 영화가 잘 되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특히나 너무 갑자기 끝내려는 모습을 보여준 점이 가장 아쉬웠다.
마치 잘 올라가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느낌이랄까?....너무 갑자기다.
그리고 이건 뭐 모든 코미디에서 느끼는 것이지만 너무나도 내용이 없다.
단지 애정이 없었어 바람을 피고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고 자신도 바람을 피고 그리고 들키고
들키는데도 또 바람을 피우고 마지막엔 상대방이 견디다 못 해 갑자기 군대를 가버리고....
스토리를 축약하면 저렇게 간단히 줄일 수 있을 만큼 터무니없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물론 솔직히 말해서 코미디 영화에서 스토리를 생각하는 것 자체도 웃음이 나올 일이지만
이건 완전 코미디가 아니지 않은가?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맬로나 로맨스가 주축이고
코미디가 후보격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영화에 비치는 모습은 코미디가 주축이고
로맨스나 맬로는 후보 또는 뒷통수나 봐주는 그런 입장이라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정말이지 다시금 당부하지만 이 영화를 보기전 자신의 머릿속에 '김혜수'나 '애로'나 '배드씬'
등이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 절대로 보지 말기를 당부한다.
이 영화는 절대로 그런 종류의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며 또한 그런 종류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