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태양이 지면 만나러 갈께
(극 중 코지)
 
결국 혼자 보러 갔다....아무도 이런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거란 말이냐?!
(그래 니들은 아이맥스에 가서 삼백이나 보고 희열을 느껴라!)
 
티비에서 나온 예고편을 보고 필이 꽂혀서 언제 보러 갈까를 반복하다가 기어이 혼자 보러 갔다.
솔직히 일본 영화라 하면 최근의 일본 침몰이 마구 떠올라서 그다지 이미지가 좋지 않지만
그래도 나의 직감(?!)을 믿고 용기를 내서 보러 갔다.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라고나 할까?
솔직히 저예산의 인디영화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완성도나 재미면에서는 최근의 일본침몰보다 나았다.
정말이지 순수하면서도 비록 비극으로 끝나지만 영화 내내 풍기는 밝은 분위기는
영화를 보고 나서 '슬프다'는 느낌이 아닌 '훈훈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고 생각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죽을 줄 알면서 사랑하게 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비극이다.
 
일본 배우라고 해 봤자 이름조차 아는 배우가 한 명도 없으니 연기에 대한 것도 몰라서
그것에 대한 어떠한 비교를 하지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영화 상에서 비춰진 모습은 괜찮았다.
특히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주인공역의 유이란 배우는 첫 영화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래도 첫 영화이다 보니 연기의 입체감이 없어 보이는 것 같기는 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난 일관적인 표정 연기는 조금은 어설펐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으로 나오는 배우는 배틀로얄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누군지 모르겠지만
역시나 나름대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라고 생각되어진다.
 
'연기'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주연들의 연기보다는
오히려 부모님이나 친구의 역할을 하는 조연들의 연기가 더 기억에 남는다.
특히 여 주인공의 하나 밖에 없는 친구로 나오는 조연의 연기가 개인적으로 인상에 남는다.
전체적으로 등장인물이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주연도 조연같고 조연도 주연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죽기 전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중....젠장 슬펐다...
 
이야기는 비교적 조용하다.
큰 스토리는 카오루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서도
왠지 사랑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님 불치병에 맞서는 의지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해서 약간 아리송하다.
하지만 비중면에서 보자면 역시 '사랑'이 주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비록 큰 사건도 없고 반전도 없고 그렇다고 여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병으로 인한 긴장감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영화는 지루하지가 않다.
솔직히 영화를 보면서 '지루하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 영화는 어느 정도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 영화에도 범작 이상의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녀의 흔적은 모든 사람들에게 남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역시나 아쉬운 점은
너무 급하게 끝내려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마지막 자신의 남친이 서핑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죽을 때까지 열심히 살겠다.'라고 말하는데
그 말이 끝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자 마자 해바라기로 채워진 관에 누워있다!
뭔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슬프다거나 안타깝다라는 느낌을 받기도 전에
너무 후딱 해치워 버린 듯한 느낌은 그리 좋지 않았다.
 
게다가 비록 노래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구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는 뮤지컬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음악 영화도 아니다.
그런데도 영화 속에서는 너무 노래를 남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래저래 노래만 듣다 나왔다는 생각도 얼핏 들 정도로 영화 속에서는 음악을 너무 많이 깐다.
분위기 조성에는 좋았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영화가 전개되는데 그렇게 많은 배경음악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전개에 불필요한 요소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래저래 좋은 영화이기도 하고 좀 모자른 영화이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직감으로 믿고 보러 간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후회없는 영화였다고 생각된다.
비극이지만 비극같지 않은 분위기는 마치 하얀거탑과 상반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비록 죽고 이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는

해가 지면 달이 이 세상을 비추듯 그녀가 사라진 빈 공간을 대신 채워주었다고 생각된다.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