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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포기 안 할 거야....그러니까 너도 포기하지마.

(극 중 미숙)

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덴마크와 핸드볼 결승전은 10대 명 경기로 뽑힐 만큼 치열하면서 스포츠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던 경기였다. 그리고 08년 그 명경기는 영화로 돌아왔다. 물론 사실 그대로는 아니다. 팩션(faction)이란 변형을 통해서 좀 더 감동을 줄 수 있고 좀 더 재미를 줄 수 있도록 다듬어져 온 것이다. 물론 그러한 결정은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관객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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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변신에 성공한 3인방?

영화는 전체적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결말'이 아닌 그러한 결말에 다다를 때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 (혹은 소수의 사람들)은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다. 아마 미리 영화를 보려고 했던 분들은 미리 찾아보고 경기의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영화를 보러 갔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지극히 조심스럽게 만들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된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내용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려다 보니 당연히 fiction을 가미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한 fiction의 가미는 확실히 영화의 완성도는 높여주었다고 생각된다. 애초에 처음부터 팩션을 생각하고 만들었으니 우리가 알고 있는 결말만 다르지 않다면 어느 정도 허용할 수 있는 정도의 허구는 충분히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만약 아무런 허구도 없이 실제 내용 그대로 과정에 담아내고 있다면 그건 다큐멘터리지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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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려가지 상황 설정은 좀 더 절망적인 상태로 몰아가서 감동을 배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남편 덕에 빚에 쪼달려 사는 미숙, 새 감독과 이혼을 경험한 혜경, 생리 조절을 위해 약을 먹고 불임을 겪고 있는 정란 등의 가상적인 캐릭터는 충분히 영화의 재미를 살려주고 있고 각각의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은 신들린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지금까지 가벼운 이미지의 연기를 대부분 보여주었던 김정은의 묵직한 캐릭터 연기는 꽤 신선했다. 나름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던 것 같기도 한데 잘 어울렸으니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 한 명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엄태웅은 정말....정말로 짜증나는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캐스팅에 마음이 들었던 캐릭터는 미숙의 문소리다.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하는 태왕사신기에서의 미스 캐스팅으로 왠지 감독을 남편으로 둔 덕을 본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는데 (물론 지금도 그러한 덕은 조금씩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을 떠나서 이번 영화에서의 캐스팅은 꽤 잘 되었다고 생각된다. 오락 프로에 나와서 맨날 "나를 강인한 여성으로 본다."라고 하던데 이런 성격의 캐릭터로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 그럴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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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코믹요소도 넣어주지만 너무 흔한 공식들로 연결된다.

적당한 fiction을 가미해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연기파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적절한 캐릭터를 맡긴 것까지는 좋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른 드라마 영화의 구조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아니 다른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원만하게 진행되는 듯 하다가 내부 갈등으로 대판 싸우고 감독과의 불화, 신용 등등...으로 이어지다가 화해 그리고 파이팅....너무 눈에 보인다. 정말....

뭔가 좀 색다른 맛을 보여주려고 했다면 중간에 미숙이 팀을 탈퇴했을 때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야 했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그렇게 설정을 하면 혜경, 정란 등의 탈퇴를 막았어야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너무 보이는 공식대로 영화를 이끌어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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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열심히 훈련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러한 단점을 제외하더라도 영화는 전체적으로 '재밌다'. 솔직히 이 단어 하나면 만사 ok 아닌가? 재밌으면 되는거다. 거기다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니 충분히 감동적이고 그녀들이 얼마나 죽어라 고생을 했는지도 짧지만 강하게 보여주는 경기를 통해서 충분히 보여준다. 다만 그 '감동'이란 부분이 실제 영화에 비해서 조금 약하긴 하지만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지라...그냥 덮어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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