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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꽤나 예전에 개봉한 묵공을 지금에서야 보고 말았다...사실 개봉한 시점에서 보려고 했엇는데 인연이 없었는지 못 보고 내려버려서 DVD만 기다렸지만 그마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게 되었다. 안성기와 슈주의 최시원(사실 이쪽은 관심도 없었다.)이 나온다는 소리에 좀 기대를 했었던 영화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약간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만한 영화였다.

영화의 배경은 춘추전국시대 조나라는 마지막 일격을 앞두고 양성을 함락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지만 묵가에서 지원요청으로 온 혁리로 인해 번번히 실패로 끝나고 결국 총사령관(?) 항장군의 등장으로 영화는 항장군과 혁리의 지략 대결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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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지략 대결은 사실 좀 약하다. 뭔가 오고 가는 지략의 질은 괜찮았지만 그 양이 문제였다. 사실 너무 적다. 그러한 문제는 조나라가 성을 향해 공격하는 횟수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데 있다. 정말 크게 쳐들어 온다는 느낌을 준 공격으로 치면 초중반에 한 번과 마지막 양성 함락까지 몰아세운 한 번의 공격이 전부라고 생각될 정도로 대대적인 공격의 횟수가 너무 적어서 지략을 펼칠만한 부분이 별로 없다. 나머지의 공격은 너무 잔잔한 느낌이 들 정도로 그 규모면에서도 작고 지략도 그닥 돋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공성전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공성전으로 인한 지략 대결도 영화의 한 몫을 차지하는 부분이긴 했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절대로 공성전과 지략이 영화의 '주'가 아니라는 느낌을 확실히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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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가 하면 역시 '내분'을 들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사실 영화의 큰 흐름을 놓는 부분이 바로 이 내분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만약 양성의 왕이 혁리를 모반으로 내치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자신들을 구하러 온 사람을 내침으로서 스스로를 나락을 빠트리지만 그들은 끝까지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모른다. 아니 오히려 양성의 왕은 끝까지 자신들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마지막 혁리가 그들을 구하러 돌아온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그를 반란을 일으키려는 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외부인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들을 몇 번이나 구해준 은인을 은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는 식의 그들의 태도는 정말이지 도저히 못 봐줄 정도이다. 솔직히 말하면 오히려 이러한 모습이 사실 현제 사람들의 모습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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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영화는 원작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사실 원작을 접하지 않은 나로서는 영화는 영화대로 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원작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은 모두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데 이 영화도 다른 리뷰들을 보니 역시 원작과의 차이 때문에 재미가 없다는 생각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원작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매체로 태어났다면 그냥 독립적인 영화로 생각하는 편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원작을 접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를 접하는 것이 더 영화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되었든 원작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본 묵공이란 '영화'는 꽤 완성도 있는 영화였다. 좀 부족하기는 했지만 짧고 굵게 보여주는 지략과 적절한 타이밍의 내분의 조짐 등은 상당히 잘 짜여져 있었다. 그리고 멜로로 치우칠 뻔한 것도 완급조절을 잘 했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약간은 비극적으로 끝난 것이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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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의 안성기와 최시원이 출현했다고 해서 더 그걸 홍보에 사용한 것 같기도 한데 물론 안성기와 최시원은 충분히 비중있는 역할이긴 하지만 딱히 눈에 띄는 캐릭터는 아니었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최시원은 사실 급하게 찍은 듯한 모습을 브라운관에서 보여줘서 아직은 연기자로서는 좀 더 갈고 닦아야 할 것 같았다. 안성기의 연기야 뭐 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말이다.

사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냥 영화를 볼 때는 저런 자질구레한 생각들은 집어치우고 영화 속에서 영화의 한복판에 있다는 느낌으로 그냥 즐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된다....그냥 즐기라고 만들어준 것은 즐기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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