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 10 / 03 / 043] 김훈 작가의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한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을 보고 왔습니다. 김훈 작가의 '남한산성'은 뼈에 사무칠 정도로 먹먹한 내용으로 2번을 읽을 때마다 그 먹먹함이 사라지지 않는 작품이었는데 영화화를 거치면서 과연 어떻게 변화를 보였을지 궁금했습니다. '도가니'나 '수상한 그녀'라는 작품으로 많이 알려진 황동혁 감독의 첫 사극 작품이기도 해서 연출을 어떻게 했을지도 궁금했구요. 결과적으로 보면 이 작품은 원작을 잘 각색한 영화입니다. 원작의 느낌을 훼손하지 않는 길을 찾으면서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을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죠. 그리고 싱크로율이 굉장히 높은 배우들을 기용하여 무엇하나 모자란 부분이 없는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사실 영화의 분위기..
영화는 시작부터 관객들을 불편하게 합니다. 청각장애인 학교에 부임한 주인공에게 교장과 그 쌍둥이 동생은 돈을 내놓으라고 하죠. 문제는 이런 불편함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만약 고작 이런 부분에서 이미 영화에 대한 정감이 떨어진다면 안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 그래도 관객들은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나쁜 놈들은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하지만 영화는 그 따위 망상조차 처참히 부숴버립니다. 그렇지만 다들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이미 알고 계실겁니다. 법조차도 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영화는 그러한 부분을 아주 철저하게 비춰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부분들조차 현실의 반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죠. 현실은 그보다 더 더럽고 더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