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 03 / 25 / 015]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공녀'를 보고 왔습니다. 영문제목은 'microhabitat'.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미소생물이 서식하는 특유의 다양한 환경 조건을 갖춘 장소'라고 나옵니다. 무슨 얘긴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다양한 환경을 갖춘 장소가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이겠죠. 그리고 영화를 보면 왜 제목이 '소공녀'와 'microhabitat'로 작명되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주인공 이름은 '미소'입니다. 정말 노리고 만든 제목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죠. microhabitat가 미소생물이 서식하는 장소라는 뜻인데 주인공 이름이 미소입니다. 즉, 이 영화는 그냥 제목과 주인공의 이름에서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죠. 그리고 사실 ..
[2018 / 03 / 17 / 014]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쓰리 빌보드'를 보고 왔습니다. 이로서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주목 받았던 작품을 2/3정도 감상을 하지 않았나 생각되는군요. '더 포스트' '플로리다 프로젝트' '팬텀 스레드'에 이어 감상한 '쓰리 빌보드'는 가장 묵직한 분위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어디서 누가 어떤 사건을 일으킬지 모르는 압박감이 대단했던 작품이었죠. 이야기만 보면 복수극이 생각날 법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렇게 단순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죠. 끔찍한 사건으로 딸을 잃은 주인공이 경찰에 항의하는 듯이 새긴 세 개의 광고판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은 니콜 키드먼 주연의 '도그빌'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코엔 형제의 '파고'..
[2018 / 03 / 01 / 010]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태리 배우의 신작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왔습니다. 우생순 1편과 와이키키 브라더스 그리고 제보자의 감독이었던 임순례 감독의 신작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임순례 감독의 대표작들은 재미없게 본 작품이 거의 없어서 이번에도 리메이크이기는 하지만 꽤 기대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예고편에서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구요. 그리고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세 배우의 연기가 꽤 기대가 되기도 했구요. 원작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작 영화는 굉장히 정적입니다. 4계절 풍경을 이용한 미쟝센과 요리 그 자체의 과정을 보여주는데 영화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죠. 대사조차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다큐멘터리라는 생각조차 들 정도죠. 그..
[2018 / 02 / 24 / 009]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08년에 개봉했으니 벌써 10년 전에 개봉했던 클로버필드는 모든 것이 비밀에 감춰졌었던 영화였습니다. 예고편에서부터 개봉 후 영화 내용까지 이 영화가 제대로 모든 것을 보여준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신비주의의 극대화를 이룩한 작품이었죠. 감독이 감독이었던 만큼 떡밥도 장난 아니었고 1인칭 헬드헬드 카메라 기법을 이용하여 여러모로 수작이라는 평이 많았던 작품이었습니다. 8년 뒤에 개봉한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완전히 스타일을 달리하여 폐쇄된 공간에서의 긴장감을 잘 표현했었는데 이 영화도 사실 마지막의 엔딩만 아니었더라면 전체적인 평가가 더 좋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신비주의를 너무 과감히 벗어버렸죠...
[2018 / 02 / 25 / 008]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길예르모 델 토로의 신작을 보고 왔습니다. 거의 퍼시픽 림 이후로 처음 보게 되는 신작이 아닌가 싶은데 이 감독의 작품은 개인적인 호불호가 워낙에 강해서 감상을 하게 될 때마다 묘하게 신중해 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판의 미로가 수작이었고 퍼시픽 림은 졸작이었거든요. 헬보이도 그냥 무난한 히어로 영화였구요. 이번 작품은 아무래도 해외 평가가 끼친 영향이 꽤나 크다고 볼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워낙에 유명 매거진에서의 평가가 고득점이었던 데다가 주요 상도 몇개 시상을 했죠. 그래서 예고편에서의 느낌이 좋았어도 볼까 말까 갈등을 하고 있던 차에 그냥 냅다 결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재미가 있든 없든 일단 보자고 말..
[2018 / 02 / 24 / 007]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고편에서는 그다지 큰 인상을 받지 못 했다가 누미 라파스가 1인 7역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일단은 보자는 심정으로 극장에서 본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sf 영화로서의 매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었어요. 일단 독창성이 없습니다. 인구제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 정부의 개인 사찰 등등 이 영화의 설정이 다른 sf 영화들에서 보지 못 했던 특이점이 있었는가? 라고 생각해 본다면 암담합니다. 이 영화의 특유의 설정도 특유의 분위기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가장 큰 문제점은 아니죠. 클리셰 덩어리라고 해도 그것을 잘 이용해서 보여..
[2017 / 09 / 23 / 042] 어떻게 보면 전혀 감상을 할 생각이 없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예고편을 꽤 흥미롭게 보긴 했지만 상영관도 많지 않았고 그로 인해 시간이 맞지 않아서 굳이 찾아 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죠. 그런데 영화 후기들이 생각보다 괜찮았고 단순히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한 번 볼 생각으로 어떻게 시간을 내어 극장을 찾아 갔습니다. 시작. 영화의 시작에서는 몬스터를 그리기 좋아하지만 아픈 엄마와 함께 사는 한 소년이 등장합니다. 영화 나레이션처럼 소년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컸고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어린 사춘기 소년의 모습을 가진 그런 소년의 등장이 영화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이 소년의 상황을 보여주기 시작하죠. 어쩌면 아픈 엄마를 돌보면서 혼자 아침을 차려 먹고 ..
정말 오래만에 집어든 스티븐 킹의 소설은 SF소설도 아니었고 오컬트 소설도 아니었습니다. 범죄물에 가까운 소설이었죠. 벤츠를 몰고 박람회를 대기하던 사람들을 무차별로 살해한 범죄자와 은퇴한 형사의 추격전을 그리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제가 읽은 몇 편의 스티븐 킹 소설 중에서 처음으로 형사물 그것도 어느 정도 하드보일드 성격을 지니고 있으면서 어느 정도 가벼움도 겸비한 소설은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애초에 스티븐 킹의 형사물 자체가 처음이기도 하구요)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확실히 글을 잘 쓰는 작가는 장르가 무엇이라도 문제가 없다라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처음부터 범죄자가 누구인지 밝히고 시작하는 이런 종류의 범죄물은 스릴보다는 서스펜스적인 요소가 강해서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배명훈 작가의 (나름) 최신작 '첫숨'을 완독했습니다. 이제는 한국의 대표 sf 작가라고도 할 수 있는 그의 작품 세계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자극적이지도 과장되지도 않으면서 뭔가 현실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도 듭니다. 물론 sf 소설이 무조건 '미래'를 지향해서 미래라는 '시간'을 표현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의 소설은 분명 미래라는 '시간'을 표현하고 있음에도 '현재'라는 시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거기다가 문장의 느낌도 딱딱한 느낌이 들어서 이상하게 그의 책은 속독을 하기가 힘든데 (사실 속독의 속자도 어울리지 않지만요...) 그래서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입니다. 정말 '정독'을 한다는 느낌으로 책을 읽게 되거든요. 여튼 이번에 읽은 '첫숨'은 과거 요원이었던 하지만..
사실 무슨 장르라 정하기가 힘든 드라마군요. 나인처럼 타임루프를 메인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프리퀀시'라는 작품처럼 (그러고 보니 제목도 얼추 비슷한) '과거'와의 '무전'을 통해 현재(미래)를 바꾼다는 설정인데 사실상 이런 장르의 작품에서 본 듯한 설정과 연출이 많이 등장합니다. 설정 자체에 대해서 신선함을 느끼기 힘든 작품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을 가지고 노는 수준의 연출과 김혜수 조진중 이제훈 세 주연 배우의 연기가 의외로 잘 먹히고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그리고 연출적으로 가장 큰 장점은 실제 있었던 사건들을 모티브로 해서 연결시킨다는 점입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 성수대교 붕괴사고 /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등 실제 사건을 간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극의 재미를 상당히 올리고 있다고..